중동발 악재로 LPG(액화석유가스) 가격이 들썩이면서 택시기사와 장애인 등 가스차량 운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택시기사의 경우 요금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LPG 가격이 오르면서 인상분이 고스란히 수입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애인의 경우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이유로 가스차량을 이용하고 있지만 가격이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오히려 휘발유보다 연료비 체감 부담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대전지역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은 ℓ당 1107.34원으로 지난 2010년 기록한 사상최고치(1127.59원) 20원 차까지 근접했다.

이는 지난 2008년 7월 3주(761.04원)와 비교하면 3년 7개월만에 무려 45%가 폭등한 수치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률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비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 이점을 이유로 LPG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운전자들의 부담이 일반차량 운전자들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다.

LPG 차량의 경우 시내주행 시 ℓ당 연비가 5~6㎞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휘발유 차량보다도 연료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가 최근 국내 LPG 수입사에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을 t당 130달러 올린 1040달러로 통보해 오는 3월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 LPG 차량 운전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류세 인하 등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수입가 인상과 환율 등을 고려할 때 많게는 100원 이상의 추가 상승까지 전망하고 있다.

대전의 한 개인택시 운전자는 "경기가 안좋아 손님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LPG 가격이 계속 올라 하루 종일 운전해도 이것저것 빼고나면 하루 일당 3~4만 원 건지기도 힘들다”며 “정부가 가격을 동결하거나 유류세를 인하 하지 않으면 개인택시 기사들의 생계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LPG 차량 운전자들은 연료비 부담 뿐만 아니라 차량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연료비 상승에 따라 사실상 ‘가스차 매리트’가 사라지면서 중고시세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휘발유 가격 부담 때문에 일반 LPG 차량으로 갈아탔던 운전자들은 연료비 감소 효과는 누리지 못하고 차량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만 떠안게 됐다.

지난해 LPG 차량을 구입했다는 한 운전자는 “기름값 오르는게 무서워 큰 맘 먹고 가스차로 바꿨는데 연비를 따져보니 별 효과가 없었다”며 “다시 휘발유차로 바꾸자니 비싸게 주고산 가스차 가격만 떨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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