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목동의 9개 중학교 출신들이 모여 만든 일진회(일명 ‘목동패밀리’) 중학생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에 이미 일진회의 실체를 공개하고 도움을 요청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 초등학생은 글을 통해 이번에 적발된 목동패밀리의 이름을 정확히 밝히고 이들에게 당한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하지만 모두의 무관심 속에 이 일진회는 2년 동안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고 난 후에야 경찰수사를 통해 실체를 드러냈다. 특히 이 초등학생은 목동패밀리 외에 대전지역의 다른 일진회의 이름과 존재를 지목하며 피해를 호소해 또 다른 일진회에 대한 경찰수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09년 8월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대전에 사는 6학년이라며 자신을 소개한 한 초등학생은 “내가 아는 선배들이 많은데 그 선배들이 엄청 잘나간다. 그런데 그 형들이 날 괴롭힌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이 학생은 자신의 아이디를 밝히지 않고 비공개했다. 글을 올린 뒤 행여나 있을 보복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이 학생은 글을 통해 괴롭히는 형들이 이번에 적발된 목동패밀리라는 사실과 자신이 당한 피해 사실을 상세하게 밝혔다. 이 학생은 “이 형들은 목동패밀리라는 집단인데 엄마 돈을 훔쳐서 바치라고 협박하고 한번 걸리면 이유 없이 때리고 보통 한 시간 넘게 집에 못 가게 잡아둔다”며 “돈이라는 돈은 다 뜯고 그 형들 때문에 우울증까지 걸렸다”고 토로했다.

이 학생은 또 목동패밀리 외에 현재 대전지역에서 활동 중인 일진회의 명단을 열거하며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대전에는 목동패밀리 말고도 대전대장, 중구대장, 쓰리빠(3짱), 부대장, 대전패밀리 등 많은 일진 집단들이 있다”며 “그 형들은 지금도 몰려다니며 돈을 뜯고 학생들을 괴롭히고 있다.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목동패밀리 등 일진회의 횡포에 대한 신고의 두려움도 표현했다. 이 학생은 “신고는 하고 싶은데 그 형들이 너무 무섭다”며 “어찌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대전 동부경찰서는 23일 목동패밀리라는 일진회를 결성해 후배에게 금품을 뜯고 폭행을 일삼은 A(16) 군과 B(16) 군을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10대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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