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지역의 9개 학교 중학생들로 구성된 학교폭력 서클 회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수년 전 인근 학교의 이른바 ‘짱’(?)들을 모아 일명 ‘목동패밀리’를 구성하고, 학생들에게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고, 계보를 만들어 상위 기수에게 상납까지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23일 학교폭력조직을 만들어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품을 뜯고, 유명메이커 점퍼 등을 빼앗은 혐의(폭행 등)로 A(16) 군 등 2명을 구속하고 B(16) 군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군 등은 지난해 6월경 중구 선화동 세무서 인근에서 C(16) 군 등 7명을 끌고가 “여자 친구와 커플링을 만들어야 하니 1인 당 3만 원씩 모아와라”, “신고하면 패밀리를 풀어 죽인다”고 협박해 21만 원을 상납 받는 등 같은 해 5월부터 최근까지 중학생 31명을 대상으로 모두 110회에 걸쳐 400만 원을 빼앗고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2009년 4월 A 군을 중심으로 인근 학교의 ‘짱’ 19명을 모아 ‘목동패밀리’를 구성해 범행을 저질러 왔으며, 이후 학년별 3기까지 확대되면서 9개 학교에 회원 42명이라는 거대 조직으로 발전, 일대를 서로 뭉쳐 다니며 위력을 과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목동패밀리’라는 인터넷 블로그를 개설해 회원 간 친목 도모와 결속력을 다지는데 이용했으며, 일반 학생들에게 금품을 빼앗거나 아르바이트를 시켜 일당을 가로챈 돈을 위 기수에 상납하는 등 성인 조폭과 비슷한 형태로 운영해 왔다.

또 패밀리 가입을 위해 ‘다른 조직 중 한명과 싸움을 해야 한다’는 조건은 물론 ‘회원 중 한명이 다른 패밀리와 싸워 지면 다른 한명이 싸워 이길 때까지 싸운다’, ‘탈퇴하면 집단 왕따시킨다’ 등 엄격한 규칙을 정해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단순 가담한 나머지 24명의 학생들에 대해 패밀리 탈퇴 서약서를 받고 학교 측에 통보했으며,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복폭행 방지와 교육청과 연계한 심리상담 교육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또 A 군을 통해 자신이 한 조직폭력배의 일원임을 내세우는 고등학교 선배 2명으로부터 “회원들을 상대로 야간 택배 아르바이트를 강요받고 일당을 빼앗겼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들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이다.

동부경찰서 박종민 형사과장은 “해당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지를 돌려 추가 조사를 진행했지만 패밀리가 형성된 초창기 등 더 이상의 피해사실을 밝혀내지는 못했다”며 “패밀리 회원들도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우두머리 격인 A 군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어 자신들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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