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여자교도소 전경.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교도소는 흔히 낯설고 무서운 곳으로 일반인들에게는 그 담벼락의 높이만큼 거리감이 있는 곳이다. 겨우내 몰아치던 칼날 같은 한파가 주춤한 22일 오전. 충북법조기자단 참관 행사로 찾은 청주여자교도소. 정문의 삼엄한 경비를 뒤로 한 채 들어간 교도소는 연노랑색의 건물이 눈에 띄고 화단을 가득 메운 꽃과 벽화들로 가득 찼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도소의 이미지와는 크게 달랐다.

국내유일의 여자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는 현재 600여 명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비록 한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사회와 잠시 떨어져 있지만 꿋꿋하게 미래를 설계하는 수형자들의 모습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교도소가 가장 중점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은 수형자들의 사회 복귀 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노인, 환자 등 작업을 하지 않는 수용자를 제외한 500여 명은 매일 교도소 내에서 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에 퇴근을 한다. 교도소 4~5층에 마련된 일명 공장동 에서는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는 수형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5공장 안 바지를 만드는 곳에서는 20여 명 안팎의 수형자들이 재봉질에 한창이다. 분주한 분위기는 일반 공장과 다를 바 없다. 이곳에서 만드는 바지는 품질로도 인정받고 있다. 외부에서 주문을 받아 이곳에서 제작되는 바지는 시중 유명 브랜드에 납품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이로 인해 의류 공장 등은 15만 원 안팎의 상여금을 받을 수 있어 수형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또 1년 과정으로 진행되는 화훼장식훈련반 학생들은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 실력 또한 인정받고 있다. 이밖에도 한반이 10명 안팎으로 이뤄진 직업훈련반은 제과제빵, 한식조리, 기계자수 등 7개 과정이 있다.

갖가지 직업 훈련 외에도 청주여자교도소가 타 교도소에 비해 자랑할 만한 곳이 있다. 수감된 임산부는 출산 때가 되면 민간병원에 입원해 아기를 낳은 뒤 돌아온다. 생후 18개월 까지 산모 수형자는 분유, 기저귀, 장난감 등은 모두 교도소에서 지급 받는다. 수형자의 방은 따뜻함이 느껴질 정도로 난방이 잘돼 있었으며, 수세식 화장실과 TV 등이 갖춰져 생활하기에 쾌적해 보였다.

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답게 107대의 CC(폐쇄회로)TV가 설치된 'CCTV영상시스템', 가족 만남의 집에 설치된 '적외선센서시스템' 등 첨단경비시스템도 최고 수준을 자랑했다.

청주여자교도소의 또다른 자랑거리는 ‘가족만남의 집’이다. 교도소내에 펜션 형식으로 마련된 면회실로 출소를 얼마 앞둔 수형자들에 한해 1박2일 동안 수형자와 가족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취사행위가 가능하고 가족들과의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해 수형자 기본인권에 충실하려는 교도소의 배려가 돋보인다. 1시간여 남짓 진행된 교도소 참관의 마지막은 영화 '하모니'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청주여자교도소 합창단 '하모니'의 희망차고 아름다운 노래가 장식했다.

국내 유일의 여자 교도소로 수형자의 인권을 바탕으로 맞춤형 교정·교화로 엄정한 법집행을 하는 청주여자교도소는 지금도 수형자의 ‘희망의 등대’로 힘찬 미래를 밝히고 있다. 송인섭 교도소장은 “따뜻한 교정행정과 엄정한 수용질서 확립으로 꿈과 희망을 그려나가겠다”면서 “이번 참관으로 교정행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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