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대학교 총장 직선제 폐지를 위한 찬·반투표가 시작된 21일 투표관리관들이 투표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해를 넘기는 논란끝에 결정된 충북대 총장직선제 폐지 찬반투표가 21일부터 실시된 가운데 결과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말 그대로 충북대의 운명을 결정짓는 투표의 성격 때문이다. 찬성이 ‘과반’을 넘을 경우 교과부로부터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에서 제외돼 자체 개혁을 추진하게 되는 반면, 반대가 ‘과반’을 넘을 경우 총장 퇴진 문제가 불거지는 등 학교가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

◆충북대 운명가를 찬반투표

충북대는 지난 16일 그동안 갈등이 계속돼왔던 총장직선제 폐지 문제와 관련해 교직원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짓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에 포함된 지 6개월여 만이다.

이같은 찬반투표 배경에는 당시 구조개혁 대학에 포함됐던 강원대 등 4개 대학의 제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 대학들이 대학선진화 방안의 핵심인 총장직선제 폐지 등을 결정해 교과부가 구조개혁 대학에서 제외하고 자체 개혁을 추진토록 한 것이다. 그러나 충북대는 이같은 대학들의 결정에도 교과부의 강압적인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해왔다.

충북대가 찬반투표를 강행하기로 한 것은 어느정도 반대 분위기가 수그러들어 찬성이 과반을 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인문대와 사회대를 제외한 대부분 단과대의 경우 대학선진화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그러나 찬반투표를 반대하는 일부 교수들의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총장실을 항의 방문하고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도 벌였다. 인문대·사회대 교수들은 “학교측이 실시하려는 총장직선제 찬반 투표는 공정성을 보장할 장치가 없는 사이비 투표”라며 “이번 투표는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프로그램의 지시에 따라 투표하는 인터넷 투표로, 개인의 투표성향이 기록으로 남을 뿐 아니라 남용될 소지도 있다. 또 대리투표도 가능하며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고 투표거부를 분명히 했다. 이와함께 배득렬 학생처장의 경우는 찬반투표를 반대해 보직을 사임하기도 했다.

◆찬반 결과에 희비 엇갈려

찬반투표와 관련한 내부적인 상황이 어떻든 투표가 종료되는 22일 오후 6시면 찬반결과가 나오게되고 이에따른 희비도 엇갈릴 전망이다. ‘찬성’ 결론이 날 경우 교과부로부터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에서 제외돼 자체 구조개혁을 추진하게 된다. 찬반투표를 진행했던 학교측도 다시한번 추진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반면 ‘반대’결론이 날 경우는 상황이 심각해진다. 우선 총장의 경우 직(職)을 걸고 총장직선제 폐지를 관철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총장이 받을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총장 퇴진 운동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총장 자신도 자리를 지킬 뜻이 없음을 다시한번 분명히 하고 있다. 총장이 퇴진할 경우 학교 또한 이같은 문제 등으로 갈라져 후폭풍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총장은 현재 과로등으로 인한 폐렴증세로 병원에 입원중인 상황이다.

대학의 한 관계자도 “찬반투표를 진행한 이상 이제 남은것은 투표율과 결과”라며 “구성원들의 합리적인 판단만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충북대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교수 32.5%, 직원 90.8%등이 투표에 참여했다”며 “유권자의 과반을 넘기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도 찬반투표를 반대하는 일부 교수들은 20일에 이어 총장접견실에서 총장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었다.

이번 총장직선제 폐지와 관련한 찬반을 묻는 충북대 구성원 전자투표는 투표권자 전체의 과반수 이상 투표와 유효 투표수 과반수의 득표로 찬·반여부가 확정되게 된다. 유권자는 교원(6년 이상 재직 조교 23명 포함) 735명, 직원 317명 등이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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