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찾아온 윤달(음력 3월)을 앞두고 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지역 웨딩업계는 결혼 시즌인 4~5월 윤달이 겹쳐 울상인데 반해 묘 이장과 추모공원 등 장례업계는 특수를 누리고 있다.

21일 대전·충남지역 결혼 및 장의업체 등에 따르면 예비부부들이 윤달(양력 4월 21일~5월 20일)을 피해 결혼을 미루면서 성수기임에도 예약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윤달은 음력과 양력의 역일(曆日) 차이로 음력과 계절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끼워 넣는 한 달을 말하는 것으로, 결혼을 하면 부부 금실에 문제가 생기고 수의(壽衣)나 이장을 하면 집안이 평온하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때문에 서구의 한 웨딩홀은 윤달 예약자에 한해 10~20% 정도 예식비용 할인까지 해주고 있으나 전년 대비 50% 이상 예약자가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웨딩홀은 이날 현재까지 윤달이 낀 주말 토요일을 제외하곤 일요일 예약자는 전무한 실정이다.

유성구의 한 예식장 역시 윤달 주말 토요일은 현재까지 70~80% 정도 예약이 됐지만 일요일은 전년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예비부부들의 윤달 기피현상이 이어지면 3월과 6월 예약의 경우 전년보다 20~40% 이상 급증했다.

예식장 관계자는 “윤달이 본격 결혼 시즌과 겹치면서 매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며 “3월과 6월 예약이 몰릴 것을 대비해 아예 가을철 결혼로 미루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예비부부의 기피현상에 여행업계도 비상이다. 필리핀 항공의 경우 윤달기간 특가 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이 기간 예약자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예식업계와 달리 화장장을 비롯한 지역 장례업계의 경우 묘 이장 문의 등이 쇄도하고 있다.

충남 논산의 한 장묘업체는 작년과 비교해 이장 관련 문의가 20~30% 가량 늘었고, 같은 지역 추모공원도 이달 들어 봉안이나 묘 이장 가능여부를 묻는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

또 대전시립화장장도 윤달을 맞아 묘 이전에 따른 개장유골 화장 신청이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해 화장 횟수를 늘리는 등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대전의 한 상포사 관계자는 “요즘 상조에 가입하는 사람이 많아 예전보다 수의 구입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까지 윤달이 끼면 이장이나 수의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다른 해 보다 부쩍 많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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