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청주흥덕을은 야당 국회의원과 여당 후보 간의 대결구도가 예상된다.

이 선거구에는 민주통합당 노영민(54)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섰다. 공천신청 결과 단수지역으로 노 의원의 공천이 확정적이다. 노 의원의 3선 저지에 나선 새누리당 주자는 송태영(51)·김준환(55)·정수창(52) 예비후보, 통합진보당 정남득(40) 예비후보다.

제18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노 의원은 중앙당 대변인을 거쳐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하면서 중앙무대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졌다. 한 차례의 낙선 이후 2선에 오르기까지 노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흥덕을을 오랫동안 다져왔다. 야당의 핵심 당직자로 부각되면서 중량감있는 정치인사 대열에 오른 노 의원은 선거 노하우와 탄탄한 지지기반을 과시하고 있다.

청주흥덕을의 유권자는 20~40대의 진보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진보의 노 의원에게는 더 없이 좋은 지지세력이 되고 있다. 이 지역은 여론조사에서 민심이 잘 파악되지 않고 유권자 접촉이 용이치 않다는 점에서 각 후보들이 선거운동에 어려움을 겪는 특수성을 지닌 곳이다.

제18대 총선에서 노 의원은 선거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재선 가능성이 낮은 현역 국회의원으로 분류됐지만, 한나라당의 후보 난립에 따른 선거구도 변화와 노출되지 않은 지지세력의 힘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돌풍을 일으킬만한 정치신인의 등장 내지는 선거판도를 뒤엎을 핫이슈가 등장하지 않는 한 현역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는 데다 국회의원 본래기능에 충실했다는 평가로 긍정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노 의원의 3선 저지에 나선 새누리당은 3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다. 낮아진 당 지지도를 걱정하기에 앞서 공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공천 후유증을 막지 못하면 4년 전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 제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공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해 표가 분산돼 민주당에 금배지를 안겨줬다.

이번 선거에서 자유선진당이 후보를 내게 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새누리당의 공천신청자가 3명으로 공천 후유증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부 예비후보들이 공정한 공천경쟁에 의한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지만 공천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일면 이탈자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복수지역에 대해 국민경선을 실시한다고 했으나 여론조사 형태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면서 공천결과 불복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다행히 공천신청자들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본선에 오른 자당 후보를 돕게 되더라도 흩어진 지지세력을 얼마나 규합할지 여부도 큰 과제다.

또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이 선거구의 유권자 트렌드에 맞는 참신성과 경쟁력을 갖춘 인적 쇄신에 실패한 것도 약점이다. 이미 거물급 중앙정치인으로 성장한 민주통합당 노 의원에 대적할 새누리당 후보군의 중량감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선두에 선 노 의원을 새누리당 후보가 쫓는 양상의 선거가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 선거판도를 뒤엎을만한 큰 변수는 없다. 한때 구천서 예비후보가 이 선거구 출마를 선언해 판도 변화가 예상됐지만, ‘국민생각’ 이적과정에서 정치미아가 된 상태다. 다만, 자유선진당이 후보를 낼 경우 18대 선거판 재연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은 청주와 청원지역의 각 선거구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새 인물 영입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공천 후유증을 극복하고 열세를 만회할 어떤 필승전략을 펼지 여부에 따라 이 선거구에서의 여의도 입성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17대 총선에서 불어닥친 탄핵풍 또는 세종시 문제와 같은 변수가 등장할 경우 바람이 어느 쪽으로 유리하게 부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