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칠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기름값에 서민경제는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에 따라 가격이 오를 땐 '급등'하는 국내 기름값은 내릴 땐 소폭 인하되거나 아예 가격인하 폭이 없어 기름값 하나 못 잡는 정부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은 분노로 바뀌고 있다.


◆충북도내 기름 값 강세 지속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현재 충북도내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982.56원으로, 일주일전(1978.39원)보다 4.17원 상승했다.경유가격도 1821.58원으로, 일주일 전 가격인 1817.72원보다 3.86원 올랐다.

이는 5년 사이 휘발유의 경우 무려 490.36원(32.8%), 경유는 583.81원(47.1%)이 뛴 금액이다.

또 도내 휘발유 값은 지난해 11월 1981.31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는가 싶더니 12월(1945.39원) 잠시 주춤, 올 들어 다시 급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개월 간 꾸준한 오름세를 거듭하고 있는 경유의 경우 이날 현재가는 1821.58원으로, 이 중 최고가는 일선 휘발유 판매가와 비슷한 가격대인 1957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에는 도내 휘발유 값이 처음으로 ℓ당 2000원으로, 최고가 정점을 찍으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지역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일선 주유소의 판매가도 일제히 오른 바 있다. 이 밖에 청주지역 내 휘발유 값이 2000원을 넘어선 주유소는 122곳의 주유소 가운데 26곳(21.3%)으로, 지역 내 대다수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또한 1900원대 후반을 기록하며 2000원대 진입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올릴 땐 '왕창', 내릴 땐 '찔끔'

일선 주유소의 기름 값이 오를 땐 급등하는 반면, 내릴 땐 소폭 인하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고 있다.

특히 국내 기름 값의 경우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즉각적인 가격인상 반영과 달리 국제유가 하락에는 실질적인 기름값 인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지난 1일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이 지난해 휘발유시장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 휘발유가격 비해 국내 정유사 공급가격이 ℓ당 약 25.16원 더 많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유소 판매가격은 정유사의 두배인 ℓ당 약 50.65원 더 올랐다. 정유사공급가는 지난 1년 동안 국제 휘발유가격의 인상분이 ℓ당 모두 458.89원인데 비해 ℓ당 411.07원으로, 47.82원 적게 인상됐다. 반면 국제 휘발유가격의 인하분은 ℓ당 391.81원인데 비해 정유사 공급가 인하분은 ℓ당 318.82원으로, 인하폭이 더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유소판매가격의 인하분은 ℓ당 총 139.97원으로 주유소 판매가격이 국제 휘발유가격 인하분보다 251.84원 적게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고유가에 서민들 부담넘어 '분노'

기름 값이 가계의 부담을 높이는 물가상승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서민들의 아우성은 끝을 모른다. 싼 곳을 찾아 헤매는 운전자들은 국제유가는 하락세인데 왜 국내유가는 계속 오르는지 알 수 없다며 '주유소 유목민(?)' 내몰리고 있다. 이에 정부가 기름 값을 잡기 위해 대안으로 내놓은 '알뜰주유소'가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갈 길은 멀다.

먼저 알뜰주유소의 경우 정부가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 13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서울·경기 등 수도권지역에 편중돼 있는 탓에 당장의 지방민들이 혜택을 보긴 힘들기 때문이다. 직장인 손모(청주 흥덕구 수곡동·31) 씨는 "알뜰주유소 찾아 서울까지 가야 하느냐"며 "저렴한 주유소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 기름 값 인상이 정유사와 주유소의 이득 챙기기에서 비롯된 것이니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더욱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박모(청주 상당구 우암동·42) 씨도 "요즘엔 대통령이 경고해도 일선 주유소는 꿈쩍도 하지 않더라"면서 "당국은 주유소의 묻지마식 가격 인상을 단속하긴 하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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