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은 대졸 신규채용 조건에 나이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채용기준을 자세히 살펴보면 ‘졸업예정자 또는 대학 졸업 후 6개월, 1년이 미만인 자’ 등이 조건이 붙어 있어 취업 장수생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겉으론 나이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했지만 일종의 ‘신분제한’을 두고 취업 준비생들을 걸러내고 있는 것.

최근 정부가 청년실업 해소대책으로 내놓은 것도 취업장수생들에겐 상황은 마찬가지다.

행정인턴은 물론 한·미대학생연수취업(WEST) 프로그램도 대학생 및 졸업한지 1년이 경과하지 않는 대학졸업생들로 자격을 제한시켜 놔 도전기회가 아예 봉쇄됐다.

#2. 졸업을 앞둔 김 모 씨는 최근 자발적으로 졸업을 유예키로 내심 마음 먹었다.

그동안 수십여 업체에 이력서를 내봤으나 번번이 낙방하자 아예 한 학기를 더 다니기로 결정한 것이다.

주위에선 졸업유예를 위해 담당교수를 찾아 아예 낙제인 F학점을 달라고 한 학생도 있다는 말들도 나돈다.

대학가에 취업난이 심화되자 아예 졸업을 유예하는 이른바 졸업 모라토리엄족(族)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전국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으로 대학을 휴학하고 졸업을 유예하는 학생의 비율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과학기술부가 4일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대학 휴학생 현황을 보면 지난해 1월 현재 전국 4년제 대학의 일반 휴학률(군입대 휴학 제외)은 15.13%로 조사됐다.

휴학률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15%로 치솟았다가 2000년 11.84%, 2001년 12.45%로 떨어졌으나 최근 경제위기 속에서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년제 대학 휴학생 총수는 2000년 34만 1696명에서 2008년 1월 44만 3699명으로 29.8% 증가했으며, 이 중 군입대를 제외한 일반 휴학생 증가율은 4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충남 소재 대학들도 휴학생들로 넘쳐나고 있다.

강 의원 자료에 따르면 대전 8개·충남 13개 대학(전문대 제외)의 휴학생 수는 지난 2000년 3만 5235명에서 지난해 4만 6617명으로 8년새 1만여 명가량 증가했다.

대전·충남 21개 대학의 전체 재적인원 대비 휴학률도 지난해 대전 20.03%와 충남 21.99%를 기록, 10명 중 2명이 휴학한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군입대 휴학을 제외한 일반 휴학률도 지난 2000년 대전 11.2%, 충남 10.4%에서 지난해 각각 12.2%, 13.3%로 늘어 악화된 취업시장과 졸업예정자들의 불안심리를 방증했다.

강 의원은 “졸업 연수나 나이에 상관없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선발하는 지원자격 요건의 완화가 필요하고 이는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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