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댄스, 우승하면 뭘 못하겠습니까.”

17년째 삼성화재블루팡스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한국 배구의 퍼거슨', ‘코트의 제갈공명’ 신치용(57) 감독이 별난 '우승 공약'을 내세웠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팬들 앞에서 국내 최고 인기 걸그룹의 댄스를 추겠다는 것.

신 감독은 최근 연고 지역 기자들과의 저녁 식사에서 “우승만 하면 뭘 못하겠냐. 요즘 인기 걸그룹 티아라의 춤을 춰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냉정한 승부사'로 통하는 신 감독에게는 배구인생에 있어 큰 ‘용단’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우리 팀 독주의 비결은 연습량”이라며 “한 선수에 의지해 연승을 기록하는 게 아니다. 팀에 필요한 성실한 선수를 잘 활용,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후 여오현(34·리베로)의 흐트러진 폼을 보고 호되게 혼냈다는 신 감독은 “선수들의 한 동작만 봐도 해이해졌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이번 공약이 실행된다면 프로야구 이만수 SK와이번스 감독이 지난 2007년 코치로 활동하던 당시 '만원 홈관중 때 속옷 뒤풀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뒤 실행해 화제를 모은 데 이어 배구계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신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특히 승부조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배구계의 분위기 쇄신이 예상된다.

신 감독은 지난 1995년 11월 삼성화재 창단 감독을 맡아 이번 시즌까지 17년째 팀을 이끌고 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슈퍼리그 8연패, 2005년 프로 출범 후 V리그 7회 중 5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 챔프전 15회 중 13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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