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 신청이 마무리 됨에 따라 기성·신진 세력 간의 공천 경합으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그동안 지역 기반을 충실히 닦아 오던 예비후보들은 ‘거물급 인사’의 공천 신청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각 당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가산점을 적용받는 여성 후보자도 선거구별로 최대 2명 이상 신청함에 따라 해당 지역 예비후보들은 당심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인맥 동원에 힘을 쏟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전 대덕구 선거구에 새누리당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공천을 신청했고, 정진석 전 정무수석도 충남 공주·연기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새누리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인사 11명(대전 6명, 충남 5명)이 공천 신청 마감을 앞두고 몰리면서 새로운 혈전이 예고됐다.

이에 따라 대전·충남 일부 지역 선거구도에 새로운 변수가 떠오를 전망이다. 먼저 대전 대덕 선거구에 김창수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박성효 전 시장도 출마를 결심했다. 대덕구 지역은 최소 4파전에서 5파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김창수 의원을 상대할 대항마(박 전 시장)가 나타났다는 점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김 의원은 무(無)당으로 외롭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박성효 전 시장도 최근 ‘최악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악화된 당 분위기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출마를 결심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충남의 경우 새누리당 박종준 전 경찰청 차장이 일찌감치 고향인 공주에 내려와 기반을 닦고 있었다. 하지만 공천 마감을 앞두고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공주·연기군 선거구에 지원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고향이 공주인 정 전 수석은 선거 때마다 지역 출마설이 거론됐다. 그러나 당 내부에선 정 전 수석이 이번 총선에서 서울 강남에 출마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종준 전 차장은 자유선진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김호연 의원(천안을)의 지속적인 입당 요청과 현 정부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 전 수석의 주 활동 무대가 서울이었던 점과 청와대에서 근무한 저력이 있기에 강남권에서 전략공천을 받는다는 말이 떠돌았다”며 “공주·연기 선거구에 지원한 것은 뜻밖”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차장이 입당하기에 앞서 정 전 수석과 어느 정도 교감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틀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대전·충남 선거 구도가 오리무중 형국으로 전개되고 있어 여야 정치권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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