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판세 뒤집기를 기대했던 여당의 인적 쇄신 실패론이 나오면서 여야 기성정치인 간 대결구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난 15일 4·11 총선 공천신청을 마감한 결과 충북 8개 선거구에 24명이 지원했다. 충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구에서 2~5명까지 복수 지원자가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 2명을 비롯해 대다수의 공천신청인들이 여러 차례 총선에서 낙선하는 등 기성정치인들끼리 한 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경합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충북에서 제17대와 제18대 총선에서 야당에 두 번씩이나 참패하면서 이번 총선에서의 설욕전을 벼뤘다. 6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포진한 민주통합당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이 고강도의 인적 쇄신을 통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필연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민주통합당 2선과 3선 국회의원이 집중돼 있는 청주, 청원, 남부3군, 중부4군 등에서 새누리당이 고강도 인적 쇄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4·11 총선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당 안팎의 인적 쇄신에 대한 강한 요구에도 불구 새누리당은 현재까지 경쟁력있는 외부인물 영입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공천신청자가 민주통합당보다 많다는 것 외에 새누리당 행을 택한 정치지망생들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후보군의 경쟁력 약화를 의식한 듯 정우택 예비후보는 의외의 인물에 대한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가장 유력 시 됐던 청원 출신 한민구 전 합참의장이 동참하지 않으면서 더 이상 외부인물 영입 대상이 될 인사가 없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이 청주상당의 정 후보가 4선 도전에 나선 홍재형 예비후보를 앞선 것 외에는 현재까지 청주와 중부권에서 민주통합당 현역 의원들에 크게 뒤지는 상황이다.

민주통합당도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인적 쇄신이라는 바뀐 선거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공천신청자는 12명으로 이 가운데 5명이 현역국회의원이다. 나머지도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에 도전한 인물들로 기성정치인의 이미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주상당, 청주흥덕을, 청원, 중부4군은 현역 국회의원 단수후보로, 이들의 본선 행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이 인적 쇄신에 실패해 약한 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주통합당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참신한 새 인물의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는 새누리당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전국적인 이슈 또는 지역과 관련한 변수에 따른 선거바람이 없는 한 현역 국회의원이 유리한 선거구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2004년부터 두 차례에 걸친 총선은 탄핵풍 또는 세종시라는 지역이슈가 선거판을 흔들었고, 당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이번 선거는 아직 큰 이슈가 없다는 점에서 선거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없는데다 여당의 인적 쇄신에 의한 돌풍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싱거운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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