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대학들이 비싼 등록금을 받으면서 카드결제를 외면한 채 현금수납만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아 비난을 사고 있다.

14일 충북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올해 등록금 카드결제가 가능한 대학은 충북대를 비롯한 국립대와 사립대 중에선 주성대가 유일하다. 충북지역 소재 대학의 80~90%가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카드수수료 때문이다. 충북의 한 대학을 예로들면 재학생 1800여 명의 등록금은 연 400억 원 규모. 이를 모두 카드로 결제할 경우 카드수수료를 1.5%로 계산하면 6억여 원의 등록금이 카드사수수료로 빠져나가게 된다. 학교측으로선 엄청난 손실인 셈이다. 결국 이같이 ‘안내도 될’ 카드수수료 지출이 크다보니 카드결제를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이 재학생에 대한 카드결제가 가능한 대학들조차도 신입생의 경우는 예외다. 신입생의 등록금 카드결제가 가능한 대학은 현재 청주교대 한 곳 뿐이다. 신입생 등록금 신용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이유는 신입생들이 등록을 포기할 경우 환불이 번거롭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신입생이 등록 포기를 할 경우 단순히 카드 결제를 취소하면 해결되는 문제로 환불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이는 결국 학교측이 번거로움을 구실로 카드결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주교대 관계자는 “등록금 카드 결제가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항으로 정부의 정책적인 요구등도 있어 신입생 등록금 카드결제를 받았다”며 “카드로 등록금을 납부한 경우는 10% 정도로 수수료는 400만 원 정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학 신입생 등록금 관련 전문기관의 조사에서도 전문대를 포함한 전국 410여개 대학가운데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곳은 모두 18곳으로 5% 안되는 수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등록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한 대학등록금 신용카드 납부제가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올해 대학입학생을 둔 한 학부모 A씨(청주시 모충동)는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결제하려다 당장 수백만원의 현금을 마련하느라 곤란을 겪었다”며 “환불보다는 행정편의주의적인 사무처리와 카드수수료 때문에 대학들이 신입생 카드 납부를 거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청주의 한 대학 관계자도 “학교입장에서 카드수수료는 엄청난 손실”이라며 “학생수가 줄어 등록금수입도 감소하고있어 정부가 카드수수료를 지원하는 문제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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