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재래시장을 활보하고 다니며 만취상태로 상인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히고 폭력을 휘두른 ‘주폭’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 중 일부는 조폭임을 내세우며 나약한 부녀자들이 운영하는 식당만 골라 들어가 욕설과 소란을 피워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한 후 금품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재래시장 내 식당에서 만취 상태로 손님들에게 행패를 부린 혐의(업무방해)로 A(47) 씨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4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시장 내 길거리에서 지나가던 행인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상해)로 C(56) 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2시경 유성구 장대동시장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술값을 계산하지 않겠다”며 주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집기 등을 부수는 등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6차례에 걸쳐 부녀자가 운영하는 식당만 골라 행패를 부린 혐의다.

B 씨도 유성시장 내 한 식당에서 금목걸이를 잊어 버렸다며 변상금 400만 원을 내 놓으라며 욕설 등으로 사장을 위협해 영업을 방해하고, C 씨는 중앙시장 내 거리에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둘러, 치아를 부러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서 이들은 “가게에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용히 술만 먹었고, 소란을 피운 행동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의 갖가지 횡포에 대해 경찰 조사가 이뤄진다 해도 피해 규모가 크지 않아 구속수사가 어렵고 ‘보복폭행’ 등으로 이어지고 있어 상인들이 신고를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A 씨의 경우 장이 열릴 때마다 시장 곳곳을 다니며 상인들을 괴롭힌 혐의로 수차례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상인들은 보복이 두려워 피해 사실 조차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형마트에 밀려 경제난까지 겹치는 등 이중고를 겪고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을 위한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강력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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