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싱 역사상 가장 저돌적인 인파이터로 지목되는 염동균 선수.

그는 가공할 만한 라이트훅을 주무기로 높은 KO율을 기록했다.

염 선수는 WBC(World Boxing Council) 주니어 페더급 챔피언에 오르며 1970년대 사각링을 풍미했다.

동 시대 쏜살같은 원 투 스트레이트로 이어지는 펀치로 제1회 세계 주니어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수원 선수와 1980년대 초반 동양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오영세 선수.

특히 이들의 현란하고 우아한 복싱스타일은 예술에 비견될 정도로 세인의 눈길을 끌었다.

이 같은 선수를 양성하며 대전복싱, 나아가 한국복싱의 요람으로 주목받았던 한밭복싱체육관(이하 한밭복싱)이 그로기(Groggy) 상태에 놓였다. 가뜩이나 복싱열기의 침체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한 한밭복싱에 대규모 변상금 폭탄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13일 대전시 중구, 충남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밭복싱에 1억 1000여 만 원 가량의 변상금이 부과됐다. 충남대 소관 국유재산인 중구 은행동 부지 일부(94㎡)를 한밭복싱 측이 무단 점유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충남대는 지난 2006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5년간의 무단점유 기간을 근거로 변상금을 책정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 1961년 개관이래 50여 년 동안 1만 5000여 명의 복싱인과 챔피언을 길러내며 명맥을 유지해온 한밭복싱이 휘청이고 있다. 특히 대규모 변상금 부과에 따라 그나마 30여 명 수준이던 관원들도 체육관을 떠나 최근에는 10여 명으로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 1965년부터 홀로 체육관을 지켜온 이수남 관장은 “대전시민 중 40~60대 대다수가 한밭체육관을 자랑스러운 존재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며 “대전지역의 역사적 공간인 한밭복싱체육관의 존속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밭복싱의 존속을 지지하는 활동도 구체화되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지난 6일 제19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곽영교·한근수 의원 등이 발의한 ‘한밭복싱체육관 보존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충남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대전시 등 4개 기관에 건의문도 발송했다.

건의안은 무단점유를 이유로 부과한 변상금 부과처분 전면 재검토, 체육관 부지 대전시 무상 대부, 대전시의 복싱체육관 신축 운영방안 적극 발굴 등을 골자로 한다.

앞서 지난달에는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을 비롯한 한밭복싱의 존속을 지지하는 복싱인과 시민 5000여 명의 서명이 충남대와 대전시에 각각 전달됐다.

이와 관련 충남대 관계자는 “원활한 문제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