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정가가 4·11 총선체제에 본격 돌입하면서 정당간, 후보간 '이전투구'식 다툼으로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도내 곳곳에서 불·탈법 선거운동이 잇따라 적발되고 경쟁후보를 낙천(落薦)시키기 위한 투서 접수가 속출, 수사기관 내사가 진행 중이다. 검증되지 않은 인사들의 예비후보 등록과 두드러진 여소야대 현상에서 나타난 특정 정당 후보들간 공천다툼이 혼탁한 선거전을 초래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도내 8개 선거구에서 가장 비방전이 심한 곳은 예비후보가 몰려있는 청주·청원지역이다. 현재 경찰이 수사 중인 예비후보는 청주 1명, 청원 1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주의 경우 ‘A 후보가 사전선거운동을 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투서가 청주지검에 접수됐다.

검찰은 이를 청주청남경찰서에 이관했으며, 경찰은 투서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투서에는 A 씨가 지난 12월 예비후보등록 전 충북도청과 청주시청을 찾아 사무관급 이상 간부들에게 명함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 번에 20명에게 선거운동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다량으로 메시지를 발송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지난 9일 A 예비후보를 불러 조사를 벌였으며, 이번 주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예비후보등록 후 명함을 돌렸으며, 다량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도 없다”며 “누군가 흠집을 내려는 것”이라고 강력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군에서도 B 예비후보에 대해 청원군선관위가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는 지난 2일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의 합당이 결정되자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1000여 명의 청원군 유권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화상으로 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행 선거법상 예비후보자 본인이 전화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선거운동원은 금지돼 있다. 이 밖에 경찰에서도 B 후보가 지난 수 년간 청원군 농민들을 대상으로 해외선진지 견학을 명분으로 해외여행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 C 예비후보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음성군 선관위에서 내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성군 선관위에 따르면 C 씨는 선거 사무소 개소식과 관련, 선거운동을 돕고 있는 특정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찍힌 문자 메시지가 주민들에게 전송된 것이 포착돼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또 C 씨의 선거운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치적 문구가 인쇄된 초대장도 다량으로 인쇄, 배포된 것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 여부에 해당 되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인 윤진식 의원과 이원영 한국노인복지운동본부 충북대표가 공천 경쟁을 벌이는 충주에서도 최근 윤 의원의 제일저축은행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곳곳에서 흑색선전이 이뤄지고 있다.

보은·옥천·영동에서도 옥천군의 청소년재단 상임이사 D 씨가 지난해 10월말 지역여성 77명을 초청한 뮤지컬 관람 행사에서 특정 입후보 예정자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영동지청에 고발됐다. 또 같은 지역 E 씨 등 모 포럼 공동대표 3명도 지난해 9월 관광행사를 열어 참석자 383명에게 대선 출마가 예상되는 특정 인물에 대해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경쟁후보를 낙천시키기 위한 비방 내지 악성루머도 유포, 흑색선전이 가열되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새누리당 박덕흠 예비후보를 겨냥해 '당선이 된다해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방성 소문이 퍼지고 있다.

게다가 박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자 특정후보 측에서 낙선을 목적으로 측근들을 이용해 박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후보에 대한 견제·감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주요 정당의 공천이 임박해지는데다, 선거가 60일도 남지 않으면서 불·탈법 선거운동 사례가 늘고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공천경쟁과정에서 나오는 후보간 비방 등으로 인해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적발시 강력히 법적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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