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주 청와대 사회통합수석실장이 9일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대전·충남지역대학 학생회 대표들과 토론회를 열고 대학의 등록금과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쟁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장수영 기자 furnhanul@cctoday.co.kr  
 

"그 동안 학생들과 대화 한 번 안하던 청와대와 정부가 왜 갑자기 선거를 앞두고 이런 자리를 만들었는지 아쉬운 마음이 앞서네요."

9일 청와대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주관으로 충남대 정심화국제문화회관에서 열린 '충청권 대학 학생회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 대학생들은 "대학 및 학생 지원책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며 대부분 정부 정책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충청권 대학 학생회 임원들은 정부의 국가장학금 지급 방식과 대학 구조조정 프로그램 등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국공립대의 기성회비 반환 및 법인화 △학생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 △등록금 인하 및 학생들의 생활고 가중 △고졸 취업 확대에 따른 대졸 취업준비생들의 형평성 문제 등을 집중 질의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배재대 김선범 총학생회장은 "그 동안 학생들과 대화의 장이 없었다가 왜 항상 선거를 앞두고 하는지 아쉽다"고 전제한 뒤 "국가장학금 지급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주대 김강진 총학생회장은 "그 동안 대학 등록금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오르는 동안 정부는 뭘 하고 있다가 최근에 와서야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또 지역 대학생들은 정부의 학자금 대출 및 국가장학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밭대 최태은 총학생회장은 "정부가 제시한 국가장학금 지급 제한 기준을 보면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은 장학금을 받을 수 없다"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은 생계형 아르바이트에 시간을 뺏기면서 정작 학업에 소홀해져 결국 장학금 지급 대상에 제외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과 관련 한남대 김승현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대출금만 남게 된다"며 "등록금에 생활고, 대출금까지 학생들은 고민이 더 많다"고 강조했다.

충남대 안채민 총학생회장도 국공립대 기성회비와 관련 "정부와 대학이 이 문제를 서로 떠넘기고 있다"며 "정부가 기성회계를 국고와 통합 관리하는 방안으로 추진할 경우 이는 결국 국공립대를 법인화로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날 국공립대 총학생회 임원들은 "정부가 '국공립대 선진화 방안'이라는 이름으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데 총장 선출 방식과 대학의 선진화와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 저의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현 정권은 20대 젊은 층에게 신뢰를 잃었다"며 "정권과 정책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그 동안 대학들에게 많은 자율권을 부여했지만 등록금의 가파른 인상과 기성회비 전용 등의 문제점이 야기됐고, 이에 국가적인 기준을 제시, 대학의 투명성을 확보해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며 "앞으로 학생들과의 소통을 확대 강화해 정책 입안이나 관련법 개정시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청와대 박인주 사회통합수석을 비롯 국무총리실과 교과부, 고용노동부, 중소기업청 등의 관련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