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기저수지 전경. 이승동 기자

 

어느새 겨울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새해를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다. 2월은 여행의 비수기 중 비수기다. 여행 목적지도 좀처럼 찾기 어렵고 테마로 삼을 것도 마땅찮다. 봄은 아직 멀고, 주위의 풍경도 황량하기 그지없다. 이럴 때 찾아가볼만 한 곳이 충북 증평군에 위치한 ‘좌구산’이다. 자연휴양림은 물론 숙박시설(율리휴양촌)까지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겨울의 설경을 즐길 수 있다.

이번 주 ‘금토일’에는 가족 연인들과 함께 좌구산으로 떠나보자.

◆좌구산에 가면

좌구산의 첫인상은 웅장함과 아기자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웅장하되 헐겁지 않고, 아기자기하지만 압도하는 힘을 잃지 않는다. 충북 증평·청원·괴산 등 3개 군의 경계에 솟아오른 좌구산(해발 657m) 정상에 서면 누구든 가슴 벅차오를 만큼 장쾌한 풍광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차분하게 펼쳐진 산세를 바라보면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하는 듯 싶고, 또 한쪽으로는 눈 덮힌 ‘삼기저수지’가 산자락에 파묻힌 채 산중 호수인 양 신비스럽게 바라보인다.

산기슭에서부터 정상에 이르기까지 빼곡하게 우거진 수림은 물론 정상을 중심으로 사방팔방 뻗은 산줄기는 부드럽고도 풍요롭다. 곳곳에서 졸졸대며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활기를 던져준다. 하얀 눈이 산등성이를 덮고 골 바닥은 얼음이 꽝꽝 얼어붙었지만 생명수는 쉼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연신 나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는 겨울 산 분위기를 한층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좌구정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산 중턱쯤, 숲과 흰 눈이 한데 어우러진 수묵화가 펼쳐진다. 이 순간 만끽할 수 있는 숲속의 맑은 공기는 최고의 기분을 선사한다.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을 늘 간직하고 있는 회가막골계곡, 다슬기와 반딧불이 날아다닌다는 청정 대덕마을도 좌구산 산행에 빼놓을 수 없다.

◆좌구산에서 1박2일

   
 

좌구산 일대는 중부권 최대 산림생태체험단지다. 특히 단지에는 좌구산 자연휴양림과 율리 휴양촌이 조성돼 있어 나들이객들에게 ‘안식’을 선사한다. 좌구산 자연휴양림은 가족 단위의 휴양관광시설로 황토방과 숲속의 집 등 15개 동의 숙박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삼림욕과 트레킹, 산악자전거(MTB) 등을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임도 100선에 포함돼 있는 산악자전거도로는 초보자부터 전문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4~16㎞에 이르는 5개 코스가 마련돼 있다. 요즘 같은 겨울 마음껏 즐길 수 없다는 게 아쉽다.

율리 휴양촌은 50여 명이 한꺼번에 숙박할 수 있는 숙소와 잔디운동장, 농구장, 야생화단지, 원두막, 세미나와 레크리에이션 등이 가능한 강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인지 각종 단체에서 단합대회나 워크숍을 위해 많이 활용하고 있다.

특히 천문대와 산봉우리를 잇는 현수교와 다양한 둘레길 코스가 잘 조성돼 있어 지역민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좌구산휴양림에는 4인실 4동, 8인실 2동, 12인실 4동, 15인실 5동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숙박시설 1박 사용료는 4인실이 성수기 5만 원(비성수기 3만 5000원), 8인실 8만 원(5만 6000원), 12인실 10만 원(7만 원), 15인실 15만 원(10만 5000원)이다.

△좌구산과 삼기저수지의 유래=좌구산(해발 657m)은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의 최고봉으로 산의 모양이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동물인 거북이(龜)가 앉아(坐) 있는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좌구산(坐龜山)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삼기저수지’는 삼기(三岐), 세 개의 갈림길이란 뜻으로 저수지 인근에 증평·청원·괴산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좌구산에는 수많은 사연을 간직한 곳이 많은데 단종 복위의 전설을 안고 있는 내봉과 외봉 마을, 화원리의 새로운 왕을 기다리는 새왕이 마을, 세번 흥한다는 삼흥이마을 등이 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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