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북극발 한파가 갖가지 사회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는가 하면 외려 한파를 반기는 곳도 있다.

◆부작용 속출=기록적 한파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가장 심각한 부작용은 단연 동파사고다.

대전시에 따르면 올겨울 최근까지 접수된 동파사고는 200여 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0배 가까이 폭증했다. 특히 대전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던 지난 2일에는 하룻동안 14건의 동파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한파로 관공서와 아파트 등의 지하주차장에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기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시동 불량과 잦은 차량고장이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이 그나마 따뜻한 지하주차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역의 각 관공서와 아파트 등의 야외주차장은 차량이 몰리는 시간에도 주차공간이 남아도는 반면 지하주차장은 틈틈이 주차된 자동차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이중 주차된 자동차를 밀어가며 주차공간을 확보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실제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파 때문에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며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한 운전자들이 평소보다 5∼7배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출동서비스 요청은 사고보다는 주로 강추위로 차량 배터리가 방전돼 시동이 걸리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반갑다 한파=한파가 반가운 곳도 있다. 연초가 되면 취객들로 넘쳐나던 경찰서 지구대는 매서운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바깥출입과 음주 등을 자제하면서 평소와는 달리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되찾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위가 맹위를 떨칠수록 사람들의 활동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 범죄 발생률도 줄어드는 흐름”이라며 “112신고도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하상가 등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영업하는 상인들도 한파가 반갑기는 마찬가지.

대전 으능정이 문화의거리 지하상가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인근 상점들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편, 이번 추위는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한동안 낮에도 영하의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추위가 이번 주 내내 이어지다 주말쯤 점차 평년기온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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