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본격적인 공천심사 일정에 들어간 가운데 공천권을 놓고 경쟁 후보간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등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은 닷새간의 지역구 후보자 공천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천 심사에 들어갔다. 공천신청 접수는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5일간 진행되며,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접수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16일부터 지역구 여론조사와 당무감사 결과를 기초로 '지역구 하위 현역 의원 25% 배제' 원칙 등을 적용해 심사에 착수한다. 공천심사 작업에 착수한 민주통합당(약칭 민주당)도 9일부터 11일까지 후보자 공모를 거쳐 13일부터 공천심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충북의 공천경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8일 현재 충북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등록자는 20명이며, 윤진식 의원을 포함하면 21명이다. 평균 2.63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7명이 예비후보등록을 했다. 공천을 따기 위한 ‘총성전’은 현역의원이 다수 포진된 민주당보다 새누리당이 치열하다 보니 공천심사를 앞두고 경쟁후보를 낙천시키기 위한 비방 내지 악성루머유포 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충북지역 8개 선거구에서 가장 비방전이 심한 곳은 예비후보가 몰려있는 청주지역이다. 새누리당은 청주흥덕갑 선거구에 윤경식·손인석·고용길 예비후보 등 3명의 주자들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주흥덕갑 후보 적합도에서 윤 예비후보가 52.8%로 가장 앞섰으며, 고 예비후보 14.8%, 손 예비후보 14.3% 순으로 나타났다. 발표 이후 윤 예비후보와 손 예비후보간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고 있다. 청주흥덕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준환·오장세·송태영·정수창 예비후보가 공천경쟁에 나서고 있다. 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구천서 ㈔한중경제협회장이 4·11 총선전에 합류하면서 새누리당 공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구 예비후보의 공천가능성이 적지않다 보니 일부 후보가 도덕성 시비를 일으키고 있다.

손병호·이승훈·오성균 후보 등 3명이 경쟁하는 청원군 선거구에서도 이승훈 예비후보가 사실무근이라고 못을 박았는데도 가족들의 외국국적 취득 의혹이 불거졌다. 또 특정후보의 확인되지 않은 가정사까지 들춰내는 등 흑색선전이 가열되고 있다. 심규철 전 의원과 박덕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의 '2파전'양상을 보이는 보은·옥천·영동 선거구에서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박 예비후보를 겨냥해 ‘당선이 된다해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방성 소문이 퍼지고 있다.

제천·단양 선거구도 후보간 갈등양상을 보이고 있다. 엄태영 예비후보가 송광호 의원의 용퇴를 촉구하자 4선에 도전하는 송 의원은 "지역구 4선이면 우리나라 정치지도자 반열에 서게 되는 데 국회부의장이든 원내대표이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용퇴론을 일축했다. 현역인 윤진식 의원과 이원영 한국노인복지운동본부 충북대표가 공천 경쟁을 벌이는 충주에서도 최근 윤 의원의 제일저축은행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곳곳에서 흑색선전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중앙당 공심위 앞으로 경쟁자들의 사생활과 부동산 소유 문제 등에 대한 투서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투서를 통해 공천개혁과 당쇄신에 부작용을 끼칠 수 있다며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특정후보의 낙천운동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보다 후보간 비방의 수위는 낮지만 공천경쟁에 따른 신경전은 뜨겁다.

청주상당 선거구에서는 시민사회단체 관련 인사가 4선을 노리는 홍재형 의원의 고령 등을 제기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부3군에서는 이용희 의원의 아들 재한 씨의 정치세습 논란이 지속적으로 일고 있다.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주자들까지도 이재한 예비후보를 겨냥해 지역구세습에 대한 부정적 여론몰이를 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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