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새마을부녀회가 회장선거를 두고 불거진 금품선거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양측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서로 수사기관에 진정서를 접수하겠다고 벼르는 등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내에서는 정치세력화 된 새마을회가 지역공동체 화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당초의 정체성을 망각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주시새마을부녀회 감투 쟁탈전은 한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마을운동 청주시지회가 지난달 13일 실시한 신임 회장 선거에서 전임회장 A 씨는 근소한 표차로 상대 후보 B 씨를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뒤 B 씨와 일부 회원들은 일제히 A 회장의 사전선거운동, 금품수수 의혹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A 회장이 지난해 8월 지역내 신규입점을 앞둔 한 백화점이 실시한 홍보행사에서 발생한 수익금 500만 원중 245만 원을 빼내 점퍼를 구입, 임원들에게 선물했다며 맹공을 펼쳤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의류 구입 당시 일부 임원들을 상대로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명목의 함구령과 함께 각서를 요구 받았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 각서에는 ‘특별사업을 추진해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를 별도로 집행하면서 추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음은 물론 발설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B 씨 등은 “회장이 지난 임기 말 공금을 유용해 수십만원 상당의 의류를 구입, 임원들에게 선물했다”며 “통장내역 사본과 의류구입 영수증 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원들의 서명을 받아 곧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A 회장 측은 B 후보 측이 선거에서 패배하자 억측을 부리고 있다며 팽팽이 맞서고 있다. A 회장 측은 B 후보 측이 선거 운동 과정 중 돈 봉투를 돌린 정황과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B 씨 등 일부 회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자기편 심어놓기’ 등 인사권 전횡은 사실과 다르며 회장 선출 과정에 대한 공정성 여부 등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 회장 측은 “선거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지 못하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B 씨 등이 진정서를 접수한다면 이에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양측의 힘 겨루기가 팽팽한 가운데 새마을부녀회 회장 선거를 수면 위로 노출시켜 문제화 하려는 배후인물이 있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차기 청주시의회 입성을 목표로 하는 모 여성 정당인이 연임에 성공, 다수의 지지층을 확보한 같은 당 소속 A 회장을 고의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차기 선거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사태를 키우려 한다는 설을 뒷받침 하고 있다.

한편 회장직을 두고 이들이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지역민들은 냉소적인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시민 양모(여·56) 씨는 “새마을운동정신을 계승한다는 본연의 목적을 잊고 정계진출 만을 위한 발판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 불쾌하다”며 “다수의 표심을 움직일 수 있다는 이점을 이용하려는 정계 또한 책임이 있다”고비난했다. 또 개인의 입신과 영달을 위한 나머지 조직이 사분오열되고 향후 새마을회 활동의 진정성 확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지역인사는 “이번일로 불거진 새마을회에 대한 불신은 앞으로 국민 운동이라는 정체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보다 내실있는 자구책을 강구해 훼손된 이미지를 스스로 불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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