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의 주범으로 꼽히는 ‘일진’ 추방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일진'으로 불리는 학생들은 과거 단순 폭력서클과 달리 다양한 부류로 진화해 일률적인 대응이 어려운 현실이다. 또 왜곡된 자기 우월인식을 바탕으로 학교 내 비정상적 권력구조를 만들어 학교의 폭력적 문화를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성인 폭력조직과 달리 가입 절차, 강령 등이 없고 학교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려 세력화되기 때문에 일진 여부를 쉽게 포착하기 곤란하다.

특히 표면상 공부도 잘하고 문제가 없으나, 학교내 문화권력을 장악해 특정 학생을 괴롭히고 다른 학생에게 폭력을 행사하도록 부추기는 부류의 일진은 찾아내기도 쉽지 않고 처벌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가해학생을 즉각 격리조치 시키는 '일진경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학생들이 학교 내의 일진에 대해 얼마나 현실적 위협감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의식조사를 통해 '일진'의 존재여부를 파악하는 등 일진지표 개발을 추진한다.

117신고센터 신고접수 현황과 국가수준 학교폭력 전수실태조사 결과 등을 분석한 뒤 동일학교에서 일진 신고가 2회 이상 접수될 경우 일진경보를 작동한다. 해당 학교장에게는 일진경보가 작동했음을 알리고 학교폭력조사 담당직원, Wee 센터 전문가 등을 학교에 파견해 실태 조사를 벌인다.

구체적인 폭력사례와 가해자가 밝혀지면 가해학생을 학교폭력 조치기준에 따라 처리하고, 직접 폭력에 가담하지 않은 일진소속 학생들은 전문가 상담, 또래상담, 인성교육을 실시한다. 특히 파악된 일진이 외부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거나 학교폭력조사 담당직원의 조사만으로 한계가 있는 경우 경찰에 협조를 요청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진경보 사실의 공개는 해당학교에만 통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할 계획이다. 외부 공개시 폭력이 많은 학교라는 낙인 우려로 일진 문제가 음성화될 수 있어 일반 공개여부는 추후 검토키로 했다.

일진(一陣·학급 또는 학년 전체의 우두머리)=1980년대까지는 학교폭력 조직을 ‘서클’이라고 불렀지만 1990년대 들어 학생들 사이에서 ‘일진’이란 용어가 생겼다. 일진회는 학교폭력 위계구조에서 가장 높은 서열에 위치한 폭력 집단이다. 교사들이 추정하는 전국 일진회 학생 규모는 20만~40만명이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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