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이하 IBS)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금고(주거래은행) 선정을 두고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이유는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고업무 은행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IBS 측이 특정 은행에 혜택을 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IBS와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IBS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금고업무 취급은행 지정 등에 관한 내용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했다.

IBS가 공고한 '금고업무 취급은행 지정계획 공고'를 보면 은행법 제2조 및 제5조에 의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공개경쟁을 통해 단일금고를 선정할 계획이며 금고로 지정된 은행은 오는 2016년까지 4년간 IBS의 예산을 담당한다. IBS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기관으로 연간 50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다루게 된다.

특히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향후 5년간 5조 1700억 원의 막대한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는 이유에서 시중은행들의 관심이 집중돼 왔었다.

논란은 통상 기관들의 금고 선정과정에서 공정한 선정을 위해 시중은행 참여 독려를 위한 공문발송이나 금고지정 설명회 등이 이뤄지지만 이번의 경우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생략되면서 농협중앙회와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등 평소 금고업무에 관심을 표했던 은행들이 전혀 참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 이 같은 금고 선정 내용을 파악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단 두 곳 만이 지난 3일 IBS에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로 제안서 접수를 하지 못한 은행들이 아쉬움과 함께 특혜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공개경쟁으로 금고를 지정한다면 모든 은행들에게 공평하게 알렸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홈페이지에만 살짝 올려놓은 공고는 은행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얼마전 금고 신청을 하기 위해 접촉을 해봤지만 IBS는 금고 선정에 있어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았다"면서 "마치 IBS 금고는 모 은행을 염두에 둔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은행들의 주장에 대해 IBS 측은 금고 선정공고를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IBS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의 문의가 왔다면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해줬을 텐데 문의가 없었다"며 "은행들에게 공문을 보내려고 했지만 어디까지 보내야 할 지 판단이 서지 않았고, 또 공문을 못 받은 은행들이 공정성 문제를 가지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IBS는 지난 6일 금고지정 심의의원회를 개최해 은행들의 평가결과를 심의하고 있으며, 오는 16일까지 평가결과를 토대로 선정기관을 공고한다는 방침이다.

이호창 기자 hc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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