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에서 이기고, 실사에서 졌다.충북이 오는 2016년 제97회 전국체전 유치전에서 충남 아산에 고배를 마셨다. 충북은 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5회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최종 투표에서는 8대 7로 이겼지만, 실사 점수에서 698점을 얻어 789점을 획득한 충남에 개최권을 내줬다. ▶관련기사 2면

이번 전국체전 결정을 놓고 충북은 충남 아산, 경북 포항과 3파전을 벌여 왔다. 충북은 애초 충남 아산과의 접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경북 포항의 추격이 만만치 않자 지난 6일 2016년 충남, 2017년 충북이 개최하는 충청권 연속 개최안을 제시하며 전략을 수정했다. 하지만 경북이 끝까지 원안을 사수해 결국 표결로 결정하게 됐다.

예선 1·2차 투표에서는 충북·충남·경북이 각각 5표를 받아 동률을 이뤘고, 3차 투표에서 충북이 6표, 충남이 5표, 경북이 4표를 얻어 경북이 먼저 탈락했다. 결선 투표에서는 1·2차 모두 충북이 8표를 얻으며 7표를 획득한 충남에 앞섰지만 과반인 9표를 넘지 못해 표결 전 결정된 실사점수 우선 원칙에 따라 충남 개최가 최종 결정됐다. 충북은 주경기장이 없고, 개최년도 순위에서 충남에 밀린 것이 전국체전 실사점수에서 충남에 뒤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투표에서 이기고 실사에서 패배한 데는 정치력은 미친 반면 충북체육회 등 관련기관이 체계적인 준비를 소홀히 했다는 분석이다. 이날 예정에 없이 오전 6시에 전격 상경해 마지막까지 유치활동을 벌였던 이시종 충북체육회장(도지사)은 브리핑을 통해 “전국체전 유치 무산으로 도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려 아쉽지만 그 동안 유치 추진과정에서 도민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힘을 봤다”며 “이번 유치실패를 교훈 삼아 체계적인 유치계획을 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충북은 2016년 개최지 결정 종료 후 곧바로 2017년 대회 유치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17년 전국체전 유치는 오는 3월 중 전국체전위원회의 개최를 통해 같은달 중 공모, 5월 중 접수마감, 6월 최종 확정의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은 역시 재도전에 나서는 경북 포항, 전남 목포와 함께 다시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은 지난 2004년 제85회 전국체전을 개최했고, 경북과 전남은 각각 2006년과 2008년 대회를 치뤘기 때문에 2017년 대회 개최지 결정은 충북이 유리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변수도 있다. 충주시는 2017년 대회에 계속해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지난주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충주에 밀려 탈락했던 청주시 또한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종배 충주시장은 이날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게도 선택받지 못했다"며 "내달 2017년 개최지 신청 공고가 뜨면 바로 착수해 꼭 유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2017년 대회 유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충북도도 충주시의 손을 들어 주었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주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촉박한 유치 활동 시간을 고려하면 충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청주시 관계자는 “청주시도 전국체전을 기회로 체육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할 필요성 때문에 2017년 개최가 필요하다”며 “충북도와 협의해 가겠다”고 밝혔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충주=김지훈 기자 starkjh@cctoday.co.kr

  충북충남경북
예       선1차555
2차555
3차654
결       선1차87 
2차87 
실사점수 698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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