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충청권 1호 로스쿨 졸업생으로 꿈에 그리던 법조인이 됐죠. 근데 아직까지 취업을 못해서…."

법조계의 대변혁을 가져온 로스쿨이 이달 첫 졸업생들을 배출하지만 정작 충남대와 충북대 등 지역 로스쿨 졸업생들 대부분이 직장을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6일 대법원, 법무부, 충남대, 충북대 등에 따르면 국내 29개 대학 로스쿨이 지난 2009년 첫 학기를 시작한 이래 1기 졸업생 1500명이 이달 중 배출될 예정이다.

지역 로스쿨 졸업예정자의 취업 현황을 보면 2월 현재 충남대가 전체 100명 정원에 휴학과 군 입대, 재취업 등을 제외한 80명이 이번에 졸업하며, 이 가운데 20여 명이 로펌 등에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의 경우 전체 70명 정원으로 지난달 시행된 변호사시험에 1기생 59명이 응시했지만 아직 합격을 전제로 로펌 등 취업에 성공한 사례는 전무했다.

특히 올해는 로스쿨 1기 졸업생 1500명에 기존 사법연수생 1000명 등 모두 2500명의 신규 법조인이 쏟아져 나오는 해로, 그 어느 해보다 취업이 가장 힘든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실제 법조계 인사들은 올해 2500명 중 1000여 명 안팎의 인원이 법무기관(기업)에 취업을 하지 못해 개업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입학에서 졸업까지 수천만 원의 학비를 들인 졸업생들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대학의 이미지를 고려한 로스쿨들도 이들의 취업 지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정작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 지역 로펌을 비롯 주요 변호사들도 어려워진 경제 여건을 고려해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고려하지 않아 지역 로스쿨 졸업생들의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대법원과 법무부도 이들 졸업생들의 취업난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지방 로스쿨생들의 취업을 위해 실질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며 "로스쿨생들 같은 경우 실무 연수가 우선이고, 개정된 변호사 법에 따라 사법연수원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부에서 연수를 거쳐 사건을 수임하고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변호사 시험 합격자 발표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취업난부터 예상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결국 구성원들의 합의나 졸업생들을 흡수할 사회적 여건도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와 대법원이 서둘러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고, 각 대학이 학생당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추가 수익을 올리는 동안 이들의 진로를 위한 기반은 마련하지 못하면서 대규모 실업자를 양산했다는 비난을 스스로 사고 있는 셈이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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