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을 싸다가 부주의로 잃어버린 줄 알았죠. 누가 훔쳐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최근 포장이사의 편리성 때문에 이용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믿고 맡겼던 이삿짐센터 직원의 귀중품 절도 등 관련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서랍이나 장롱 속에 놓아둔 금반지나 목걸이 등 귀금속이 이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5일 이삿짐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상습적으로 이용객들의 금품을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A(45)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7월 12일 오전 8시경 대덕구 중리동 B(37·여) 씨의 집에서 이삿짐을 포장하던 중 서랍 속에 있던 반지 4점(1180만 원 상당)을 몰래 주머니에 넣는 등 그 해 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같은 수법으로 모두 14회에 걸쳐 319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조사결과 A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귀금속 함을 통째로 훔치지 않고 일부만 훔쳐 팔아왔으며, 훔친 귀금속은 혹시 모를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지역 곳곳의 금은방을 돌아다니며 현금화 시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대부분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귀중품을 잃어버린 사실 조차 모르거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본인 실수로 생각해 경찰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번 사건의 경우 경찰이 밝혀낸 14건의 절도행위와 관련, 피해자 신고는 단 1건도 없었다.

해당 이삿짐센터를 이용했던 한 피해자는 “이사 후 한참 뒤에나 금반지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유명 업체를 이용했기 때문에 설마하는 생각에 의심조차 하지 못했다”며 “당시 포장이사를 도와준 직원이 귀금속을 훔쳐갔다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모든 사실을 알게 됐고, 이삿짐센터에 대한 배신감에 수일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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