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유순상 문화레저부장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은.
“지난해에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올해에도 어두운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충남대의 수장을 맡아 대학과 학사운영 등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됐고 1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살아 왔다.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대로 많은 성과를 거둬 대학의 장기발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등 뿌듯한 일도 많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좀 더 열심히 했으면 더 큰 성과를 거두었을 것이란 아쉬움도 있다.”
-올해 중점적인 대학 운영계획은.
"지난 몇 년간 충남대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힘을 비축했던 시기였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그동안 준비했던 과제들을 실천에 옮길 것이다. 정부의 대학자율화 추진과 정보공시제 시행, 주요 성과지표 중심의 재정지원방식 변화 및 국립대 재정회계법 실시에 따라 변화되는 대학회계제도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해 오는 3월부터 본격 운영할 것이다."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대책은.
"전국의 국립대 중 법인화에 준비가 된 곳은 서울대와 부산대에 불과하다. 충남대는 아직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키 위해 대학조직의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는 3월을 목표로 하고 있는 조직개편안 역시 법인화에 대비해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마련된 방안이다. 또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의 캠퍼스 설립과 미국 LA 캠퍼스 추진 등의 큰 그림도 법인화 대비의 연장선이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그 초석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의 캠퍼스 설립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나.
"도청이전 신도시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명문대학의 유치를 통한 인구유입과 교육서비스 제공이 전제돼야 만 해 거점 국립대 유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양질의 교육서비스 공급과 지역발전을 위한 지역민들의 바람과 성원에 보답키 위해 도청이전 신도시에 특성화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공약으로 제시했던 발전기금 500억 원 조성은 어떻게 되고 있나.
"단순한 기부방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기금 모금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충남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그에 따른 지적재산권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 대학 내 모든 자산들을 활용해 직간접적인 투자와 지원도 이끌어내야 한다. 이른바 '오픈 유니버시티' 개념을 도입해 민자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앉아서 발전기금을 받는 체제에서 벗어나 발로 뛰는 모금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다. 발전기금 기탁자에 대한 예우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지난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64억 원가량의 발전기금 납부를 약속받아 현재까지 약 52억 원을 모았다. 대외적인 경제사정 악화로 당초 목표로 세운 500억 원이라는 금액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대학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발전기금 조성 동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와 직원, 동문 등이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노력들이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는 촉매가 될 것으로 본다.”
-지역거점 국립대로서 충남대는 지역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 지.
“지난해 취임 이후 '우리 충대' 운동을 전개했다. 지금까지 받았던 사랑을 지역민들께 돌려드리기 위해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발생 시 봉사활동을 벌였고 맨 마지막까지 충대 구성원들은 태안을 지켰다. 학생과 교직원으로 구성된 백마봉사단은 지역의 사회복지 단체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교직원들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연탄 봉사와 집 고치기, 김장 담그기 등의 선행을 베풀었다. 또 평생교육을 위해 200여 개 강좌를 개설해 대학이 갖고 있는 교육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지역민들에게 제공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충남대가 대학과 연구원이 공동으로 설립한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을 설립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은 그동안 첨단 분석장비가 과학기술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높다는 점에서 대학원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 1914년 이후 노벨상의 85%가 분석장비 개발 및 기반기술 고도화 분야에 집중됐다. 과학 선진국인 일본은 이미 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따라서 분석장비에 대한 연구는 국가적인 요구로 볼 수 있다. 장기적인 비전은 과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배출이다. 또 연구진과 학생, 구성원들이 학문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것처럼 대학과 국책연구소의 화학적 결합의 모범 사례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충남대는 국가 전략기관들(대덕특구, 행정중심복합도시, 청사, 3군 본부)이 주변에 위치해 천혜의 교육 및 연구 여건을 갖추고 있는데 향후 대학간 생존의 치열함 속에서 유리한 조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향후 유치가 기대되는 과학비스니스벨트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함께 건설예정인 행정중심복합도시 등 충남대 입장에서는 더욱 유리한 조건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산-학-연-관-민’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모든 주체들이 ‘윈-윈’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유기체, 즉 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하며 그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대학이 해야 한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은 대학이며 심지어 대학이 있기에 도시가 존재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지역이 살고 충남대가 살기 위해서는 거점 국립대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역민들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충남대는 지역민들의 많은 성원이 있었기에 57년의 역사 동안 지역을 대표하며 존재해 왔다. 지역에 봉사하는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역민들도 우수한 인재를 서울로 보낼 것이 아니라 충남대 등 지역의 우수한 대학에 보내 우리 스스로가 지역 발전을 선도해야 향후 국가 전체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면 고맙겠다.”
정리=김일순 기자 ra11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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