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일 새 당명으로 발표한 ‘새누리당’에 대해 대전·충남 정치계와 유권자들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14년 3개월 만에 바뀐 새누리당의 당명에 대해 새로운 ‘새’와 나라의 순우리말 ‘누리’가 합쳐진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지역 정치계나 유권자들은 최근 불신과 비리 등 어수선한 당 분위기 탓인지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역 예비후보자 A 씨는 “뭘 또 얼마나 더 누리려고 새누리냐”며 “누리의 뜻은 세상이란 뜻 외에도 메뚜기와 곤충, 우박이란 의미도 있는데 새로운 우박, 새로운 메뚜기 등 진정성이 떨어진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유권자 이명규(52·충남 논산시) 씨는 “한나라당이 언제부터 농촌발전에 신경을 썼다고 벼 이름인 새누리를 쓰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나라 정당은 이름만 바꾸면 새로 출발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이름부터 바꾸자는 식의 구태적인 발상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당명 변경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슬프당’을 제안하며 “현실이 슬프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황당’이라는 표현을 하며 “당 이름을 15년간 유지하다가 이제 와서 느닷없이 바꾼 게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애초 제시한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시대정신과 정치쇄신 의지를 가장 잘 반영하는 당명을 만들겠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당명 변경에 대한 지역민의 눈초리는 싸늘했다.

반면, 당명 변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도 적지 않다.

예비후보자 B 씨는 “한나라당의 새로운 당명 결정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흥행은 성공한 것 같다”며 “인터넷 포털 등에서 패러디가 쏟아지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라는 말이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온다”며 “새누리당이 당명처럼 정말 깨끗하고 정직하고 약속 지키는 당으로 거듭 태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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