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이완구 전 충남지사의 불출마 선언에 대전·충남 한나라당 예비 후보자들이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최근 선관위 누리집 디도스 공격과 돈 봉투 사건에 이어 이 전 지사의 불출마 선언까지 겹쳐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대전·충남 시도당 관계자와 예비후보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 수정안’으로 촉발된 충청 홀대론 불길이 어디까지 번질지 예측불허의 양상을 보이고 있어 지역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예비후보자 사이에선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나라당 예비후보자 사이에선 그나마 야풍을 차단할 것으로 기대했던 이 전 지사마저 불출마를 선언해 대전·충남 총선 전망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다고 토로한다.

그나마 ‘박근혜 효과’라도 기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하늘만 바라보고 있기엔 총선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물론 오는 4월 총선이 12월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띤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력 대선 주자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지만, 현재 당의 분위기와 인물을 보면 충청권에서 초라한 성적표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한나라당 예비후보자는 총선을 치르라고 하는 것이냐며 중앙을 향해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지역 한나라당 A 예비후보는 “현재 지역 분위기를 보면 가시방석에 앉은 꼴로 얼마 남지 않은 총선에 치명타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어수선한 당 분위기를 바로 잡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일은 중앙에서 모두 벌려 놓고 모든 뭇매는 지역에서 맞고 있다”며 “일부 후보자 사이에선 남은 70일을 잘해서 이겨보자는 의지가 아니라 자포자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지사에게 출마를 권유했던 지역 유권자들은 이 전 지사의 불출마 소식에 ‘당황스럽다’는 반응과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엇갈리고 있다.

이성철(46·대전시 서구) 씨는 “이 전 지사가 서구에 나올 것으로 확신했지만, 몸이 아프다는데 어찌하겠느냐”며 “가뜩이나 기반이 약한 충청권에서 잇단 악재를 맞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수열(33·충남 연기군) 씨는 “세종시 선거구가 신설되면 출마하려 했다가 박근혜 위원장과 입장이 엇갈리다 보니 출마를 포기한 것 아니냐”며 “건강상의 문제는 이해하지만, 떨떠름한 의혹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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