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대전지방경찰청 무궁화홀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100인의 학생과 대전경찰, TRUST ME!'에 참가한 패널들이 '학교폭력 현실은?'이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대전경찰이 마련한 토론회가 알맹이 없이 끝나 빈축을 사고 있다.

심각한 학교폭력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현상보다는 통계에 의존해 그동안의 문제점 등을 나열하는 형식에 그치면서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그동안 제기됐던 원론적인 얘기만을 하는 데 급급했고 경찰관서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이 토론회 참석을 희망했다는 학생 중 대다수는 행사 내내 졸거나 게임 등 휴대전화에 몰두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31일 오후 대전지방경찰청은 대전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육청, 청소년단체 전문가 등을 초청해 ‘100인의 학생과 대전경찰 Trust me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은 교육청 장학관과 청소년상담 지도사, 학생, 학부모 등 총 7명이 패널로 참가해 ‘학교폭력 현실은?’, ‘학교폭력 왜?’, ‘왜 말하지 않는가?’, ‘학교폭력 어떻게?’ 등 4개의 소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하지만, 당초 경찰의 의도와는 달리, 이날 토론회는 심도 있는 논의를 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거론됐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패널들은 일선 현장의 문제를 지적하지 못한 채 통계에만 의존한 의견을 내놨고, 패널로 참석해 관심을 모았던 학생 3명은 사회자의 질문에 미리 준비한 원고의 글을 읽어내려가는 데 그치는 등 형식적인 행사에 불과했다는 지적을 샀다.

게다가 패널들은 방청석에 앉아있는 200여 명의 학생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지만, 몇몇 학생을 제외하고 무관심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일부 학생들은 토론회 도중 행사장 밖으로 빠져나가 “지겹다”, “재미없다”, “했던 얘기 하고 또 한다” 등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무엇보다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며 “심각한 학교폭력 문제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려면 당장 개학이후 실시해야 할 프로그램을 갖고 논의해야 하는데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한 토론회였다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참석을 독려해 토론회에 참석했지만, 너무 지루했고 어른들의 입장만 얘기하는 토론회에 머물렀다”고 성토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