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구천서(61·사진) ㈔한중경제협회장이 4·11 총선전에 합류하면서 청주 흥덕을 선거구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한나라당이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 정가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전 의원은 지난 25일 청주시 흥덕을 지역구에 예비후보등록을 하고 총선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일단 무소속’으로 등록한 구 회장은 "지역구와 충북,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만한 정당을 선택할 것"이라며 "늦어도 각 당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3월초까지 정당 선택에 관한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 예비후보는 "재선 국회의원과 집권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역임한 경륜과 능력을 발휘해 흥덕구가 청주와 충북의 경제, 문화, 복지 중심으로 우뚝 서도록 하겠다"며 "DJP연합 정권 당시 진보와 보수의 이념 갈등을 조정하고 분열과 대결의 정치를 화합의 정치로 승화시킨 장본인으로서, 낙후된 대한민국 정치를 선진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 충북도당을 찾아 입당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나라당으로서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4·11 총선에서 청주상당과 충주, 제천·단양, 남부3군 말고는 큰 기대를 걸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충주의 경우 윤진식 의원이 제일저축은행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졌고, 제천·단양 역시 후보간 신경전으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결국 이런 상황이라면 청주 상당 선거구와 이용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남부3군을 제외하고는 해보나 마나 한 게임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인물난과 악재까지 겹친 한나라당에게 구 전 의원의 등장이 새로운 변수가 된 이유다. 2선을 한 경력에다 태권도협회장·한중경제협회장 등을 역임한 경륜도 갖춘 그의 저력을 놓고 볼 때, 원내대표를 공언하며 3선을 자신하는 민주통합당 노영민 의원의 유력한 ‘대항마’가 되는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15대 총선 당시에는 경제 부총리를 역임한 현 민주당 홍재형(청주상당) 의원을 여유 있게 누르고 상당구에서 재선에 성공할 만큼 탄탄한 지지 기반을 갖춘 인물이었다.

노영민 의원의 독주가 예상되는 청주흥덕을 판세에 변수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구 예비후보를 영입하기에는 사정이 녹록치않다.

한나라당 쇄신의 핵심인 공천 기준안이 도덕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부정부패 사범 등 범죄 전력이 있는 후보자는 아무리 오래된 범죄라 하더라도 공천에서 배제키로 했다. 향후 법원판결에 따라 유무죄가 가려지겠지만, 현재로선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핸디캡’이 한나라당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이다. 구 예비후보의 공천권을 놓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공천을 줄 경우 충분히 승산있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파급이 크지만, 그에 따른 공천후유증 등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 예비후보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한나라당 진입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행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구 예비후보의 선택권은 자유선진당이나 중도신당 '국민생각'으로의 합류, 무소속 출마다. 현재 자유선진당에서는 구 예비후보에게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구 예비후보는 선진당의 기반이 한나라당에 비해 취약하다 보니 선뜻 내켜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면서 이달 중순 경이면 공천대상자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여 한나라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에 따라 구 예비후보가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구 전 의원의 정치력 등을 고려해 입당 후 공천 쪽으로 가지 않겠냐는 분위기가 당내에서 감지되고 있다”면서 “공천 윤곽이 잡히는 2월 중순이면 어떤 방향이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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