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 26일 새벽 충남 당진시 한 농가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일가족 5명이 숨진 사건에 대한 타살과 방화의 정황이 일부 발견됐다. <본보 27일자 5면 보도>

특히 화재 전 생존여부를 알려주는 연기 흡입 흔적이 이번 화재로 숨진 아들 A(46) 씨에게만 발견되면서 ‘미스터리’에 빠졌던 사건의 내막이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30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국과수의 1차적 구두소견 결과, 변사자 중 노부부 2명에게서 목 부위에 흉기로 찔린 흔적이 발견됐으며, 손자 B(9) 군은 전선줄로 목이 감겨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들은 모두 주택 안방에 천장을 바라본 채 가지런히 누워 있었으며, A 씨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움직임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게다가 A 씨 부부가 거주하던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5일 A 씨가 부인과 아들 B 군을 각각 10여분 차이로 업고 내려오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CCTV에 포착 되면서 살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당시 아들 B 군과 부인은 웃옷으로 덮여 있어 CCTV상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지만, 경찰은 최근 이들 부부가 다툰 흔적과 혈흔 등 중요 증거자료를 일부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사건 당시 노부부의 건강검진을 위해 아들 부부가 고향집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해지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불러 왔던 사건이 살인에 의한 방화라는 끔직한 결말로 이어질 수 있게 됐다.

실제 최초 알려진 노부모를 모시고 가기로 된 천안 지역의 병원들 중에서는 아직까지 예약 내역이 확인된 곳은 없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변사람들로부터 이들 부부가 평소 빚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 계좌추적 등을 통한 채무 관계나 부채 규모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마을사람들의 일부 증언대로 사망한 노부부가 상당한 재력을 갖고 있었는지 여부와 이로 인해 아들 A 씨와의 마찰이 있었는지에 대해 가족 등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국과수의 정밀검증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고, 남은 가족들이 정신적 충격으로 원인 파악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모든 경우의 수를 두고 수사를 신중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아들 부부의 집에서도 관련 증거물을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해 놓은 상황”이라며 “국과수의 결과가 나오려면 10여일 이상 걸리는 만큼 3자 개입 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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