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5기 청주시가 추진중인 일부 사업이 내부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우선 발표 후 지지부진하자 실속없는 즉흥구상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 속에서도 타당성 검토를 이유로 수개월째 예산 및 행정력 낭비가 이뤄지자 내부에서조차 불만이 새어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 한범덕 청주시장의 지시로 처음 거론된 무심천 하상도로 주말통제는 무심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대체로가 없는 상태에서 통제가 이뤄질 경우 극심한 교통체증이 불가피하다는 대다수 여론에 부딪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특히 시범통제 결과 천변도로 곳곳이 정체현상을 빚으며 시민불만이 속출하면서 사실상 시기상조임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는 여전히 하상도로 주말통제에 대한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며 올 상반기 중 여론수렴과정을 또다시 밟을 예정이다.

지난해 초 논란이 됐던 '시상징조형물' 건립 사업도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시가 천년고도인 청주를 대표할 유명 시설물이 없다며 '시상징조형물'을 건립할 뜻을 내비치자 효율성과 적정성,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논쟁이 벌어졌다. 게다가 단순 조형물만으로 랜드마크화한다는 것 또한 공감대를 얻기에 부족했다. 하지만 시는 대다수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최근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비 5000만 원을 책정했다.

최근엔 시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노면전차(TRAM·트램) 도입안을 내놓으면서 또다시 논쟁을 낳고 있다.

노면전차란 도로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주행하는 전동차로,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 주로 운행중인 '저탄소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시는 '청주 대중교통계획 연구용역 보고서'를 통해 사직로 6.5㎞, 상당로 2.8㎞에 노면전차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를 위해 한 시장은 지난 27일 교통행정 실무진과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8박9일간의 일정으로 견학차 유럽3개국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하지만 도로 중앙에 설치해야 하는 노면전차의 경우 청주처럼 도로폭이 좁은 곳은 교통혼란 초래 등으로 적합지 않은데다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속에서의 해외일정이라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이밖에 지난해 하반기 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처음 알린 '우암산 둘레길' 조성사업의 경우는 시의 계획대로라면 예산낭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뒤늦게 내부검토 단계로 결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사업은 최근에야 국비 등 일부 예산이 확보되면서 구체적인 실시설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처럼 시가 현재 추진중인 다수의 사업이 외부 여론에 반하거나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로 논란을 초래하다보니 청내 안팎에서 비난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하나의 정책이나 사업이 일반에게 전해지기 까지는 내부의 검토를 거쳐 어느 정도 필요성이 확인됐을 때 발표가 이뤄지고, 여론수렴 과정에서 부정적 여론이 많다면 이를 철회함이 옳은데도 청주시의 경우 겉으론 소통을 하면서 실상은 '마이웨이'식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니 논란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 관계자는 "일부 참모의 즉흥구상이 곧바로 정책이나 사업으로 이어지면서 실무진의 판단과 달리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결국 이들 사업으로 인한 논쟁이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초래하고, 나중에는 행정의 신뢰도까지 추락시키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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