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지난달 19일 청주시 흥덕구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중학생 사망 사건의 최종부검 결과, 사인은 ‘외상성 심장파열’로 밝혀져 그동안 충청투데이가 제기한 폭행치사 가능성과 이를 둘러싼 해당학교 측의 은폐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본보 1월 4·6일자 3면 보도>특히 해당학교가 경찰의 부검결과 발표 후 사망 원인에 대한 종전 주장을 번복, 말바꾸기 등을 시도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또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은 요인중 하나인 '축소 및 왜곡보고'가 수면위로 떠오른 가운데 교육당국의 현실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해당학교 수차례 은폐 시도 ‘사실’ 밝혀져

청주흥덕경찰서는 26일 친구의 가슴을 수차례 밟아 숨지게 한 지역 내 ㅅ중학교 강모(13) 군을 폭행치사 혐의로 청주지법 소년부로 송치했다. 강 군은 지난달 19일 오후 3시 10분경 이 중학교 강당에서 친구 7명과 놀다가 자신의 다리를 밟고 넘어진 김모(13) 군의 가슴을 발로 마구 밟아 숨지게 한 혐의다. 사건 발생 후 해당학교는 경위서를 통해 숨진 김 군이 파쿠르 놀이(장애물 넘기)를 하던 중 우연히 사망한 것으로 주장, 사건 확대를 경계했다. 하지만 이어진 목격 학생들의 경찰 참고인 조사 과정 중 학교 측의 사건 은폐 의혹과 정황이 속속 밝혀졌다.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당초 ‘모르겠다, 못봤다’라고 말하던 학생들은 진술을 번복했으며, 조사를 받지 않은 일부 학생들의 진술과 김 군이 일방적 폭행을 당해숨졌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폭행치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후 학교측은 이에 아랑곳 않고 축소·은폐를 수차례 시도했다. 학교측이 참고인 조사를 받은 학생들에게 사전 교육을 통해 입막음을 시도한 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김 군의 유족에 따르면 해당 학교가 사건 발생 직후 전교생들이 모인 운동장 조회에서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렸다. 또 학교측이 “가해 학생 강 군과 피해 학생 김 군은 평소에 일면 조차 없었다”고 밝힌 것과 달리, 유족들은 “지난해 1학기 초부터 김 군이 강 군으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혀 의혹을 뒷받침했다. 당시 학교는 “최종 수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고의적인 폭행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중간 부검 결과 발표 당시에도 학교 측은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사망이며 최종 수사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오히려 학교측이 은폐 의혹을 부풀리고 양산한 셈이다.

◆경찰 수사결과 발표에도 학교 ‘모르쇠’

경찰은 26일 공식 발표를 통해 김 군의 사망원인은 외부의 강한 물리적 압박으로 인한 사망 즉 ‘외상성 심장파열’이라고 밝혔다. 해당학교가 그동안 주장해온 사망 원인과는 정반대의 결과다. 그동안 학교측이밝힌 김 군의 사망 원인은 놀이 도중 강 군이 김 군의 가슴을 실수로 밞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김 군의 사망원인은 실수가 아닌 고의적·일방적 폭행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나타났다.

의학계도 같은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도내 한 흉부외과 전문의는 “일정압력 또는 고의적인 압박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심장파열로 사람이 숨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경찰의 최종 수사결과가 발표되자 해당 학교는 당초 주장과 달리 “고의적인 폭행이 있었으며, 이를 경위서에 명시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학교가 사건 직후 교육지원청에 제출한 사고 경위서에 따르면 ‘폭행 여부는 없고 강 군이 일어서던 도중 중심을 잃고 김 군의 가슴을 한차례 밟은 것 뿐’이라고 적혀있다. 학교 측이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 반나절 만에 말을 바꾼 것이다. 이에 해당학교 관계자는 “애시당초 은폐, 축소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애초 경위서를 통해 폭행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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