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강남과 비교되며 불패신화를 이어왔던 대전 둔산지역 부동산 시장이 경기불황과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로 흔들리고 있다.

시즌상 전세와 매매거래가 집중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둔산 전 지역에 걸쳐 전세물이 남아돌고 있는데다 쏟아지는 급매물로 매매가격 하락세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전지역 전반에 걸쳐 부동산 경기침체 그늘이 드리운 가운데 전통적으로 방학특수 최대 수혜지로 꼽혀왔던 둔산지역 부동산 시장마저 지난해 이후 지속된 시장침체 여파의 직격탄을 맞아 입주 이래 최대 불황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 최고 9억 5000만 원까지 호가하던 둔산동 크로바아파트 165㎡형(57평)의 경우 최고가에서 3억 3000만 원이 빠진 6억 2000만 원에 최근 거래가 성사됐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불과 수개월 전만해도 7억 원에 내놓으면 바로 팔릴 것이라고 가격을 낮추길 권했던 물건이었다”며 “사정이 급해 결국 6억 초반에 팔았지만 최근 추세로 볼 때 이제는 7억 원 이상으로는 아예 거래가 안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전세가격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크로바아파트 전세의 경우 로열층을 기준으로 △115㎡형(41평) 2억 1000만~2억 2000만 원 △135㎡형(47평) 2억 7000만 원 △165㎡형(57평) 3억 1000만~3억 3000만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전 평형대에 걸쳐 예년에 비해 평형대별로 최고 7000만 원씩 하락한 가격대다.

특기할 만한 점은 가격하락 외에도 전 평형대에 골고루 전세물이 대기하고 있어 수요자가 골라서 입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근의 목련아파트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최고 7억 원을 호가하던 138㎡형(48평)의 시세는 최저 4억 8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전세가격도 138㎡형의 경우 2억 8000만 원 정도에서 현재 2억 3000만 원으로 5000만 원 정도 하락했다.

역시 전 평형대에 걸쳐 대기물이 남아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스마트시티 신규 입주물량이 엇물려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신규 입주물량과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감안하더라도 매물이 나오는 즉시 거래로 이어지던 둔산지역에서 이 같은 불황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둔산동 한마루아파트 인근 중개업자도 “최근 몇 달 새 전세가는 10% 이상 하락했고 매매가도 수천만 원씩 떨어졌다”며 “예년의 경우 요즘 물건이 없어야 정상인데 방학기간임에도 오히려 대기물은 예년에 비해 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수요자 입장에선 환영할 만한 일이어서 이주를 생각하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기존 입주자의 경우 이번 부동산 경기한파로 인해 진퇴양난의 고심깊은 겨울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부동산114 대전충청지사가 1월 4째주 대전지역 아파트시장을 조사한 결과, 매매시장은 거래가 끊긴 가운데 2주간 -0.04%의 변동률로 약보합세가 지속됐고, 전세시장도 거래가 뜸한 가운데 2주간 -0.03%의 변동률로 역시 약보합세를 보여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