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세종시 효과를 기대했던 충북이 상생관계가 아닌 경쟁 관계로 바뀌게 됐다. 특히 세종시 출범에 따른 빨대 효과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충남도는 연기군이 요청한 동면 명학리 일원 명학일반산업단지 88만 10951㎡에 대한 관리 기본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연기군은 2014년 말 완공을 목표로 오는 5월부터 1025억 원을 들여 산업단지 조성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군은 지난해 초부터 산업단지 예정지에 대한 보상에 들어가 80%의 보상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치업종은 전자부품, 컴퓨터, 자동차·트레일러, 식료품, 의료용 물질·의약품, 음향·통신장비, 기타 기계장비 등 7개 업종이다. 세종시 편입지역에 들어설 명학산업단지는 충북과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위치해 있는데다 충북의 핵심전략산업인 IT, BT 업종을 유치할 예정이다. 세종시와 접한 청원군 오송지역은 충북도가 바이오메카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으로, 오송제2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추진 중에 있어 같은 분야의 기업 유치 경쟁을 벌이게 됐다. 또 도는 국제과학비즈니스비스벨트 기능지구인 청원군 오송과 오창에 330만㎡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연구기관, 첨단기업체, 대학캠퍼스, 사업화를 위한 임상·검증·인증기관 등의 유치 계획을 수립했다. IT와 BT 산업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오송과 오창지역이 인접한 세종시의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으로 기업 유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세종시는 이 지역 외에도 청원군의 핵심 산업단지 중 하나인 부용산업단지와 부용농공단지도 흡수했다. 부용산업단지는 56만㎡ 부지에 12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세종시에 편입되면서 충북은 일자리와 세수입을 빼앗기게 됐다. 부용면은 중부내륙화물기지가 있는 지역으로 경부고속도로 청원나들목, 경부선 부강역 등 뛰어난 교통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중부지역의 화물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 부용면을 세종시는 최대한 활용해 산업입지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세종시가 행정과 산업중심지로 확장해 나갈 경우 그동안 우려했던 주변지역의 빨대효과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역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가 행정은 물론 산업 중심지로 발전할 경우 충북은 강력한 경쟁 상대를 만나게 되는 것”이라며 “안방을 내 준 꼴이 된 충북이 충청권 상생 발전 명분보다 실리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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