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백억 원대 재산가인 A 씨의 아들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면서 배우자인 B 씨와 함께 상속포기 각서를 썼다. 그러나 A 씨가 사망하고, 얼마 후 아들마저 죽자 B 씨는 A 씨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상속을 승인하거나 포기하려면 상속이 개시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법원에 신고하는 방식으로만 할 수 있도록 돼 있다는 민법에 의거 상속개시 전에 한 상속포기 약정은 법이 규정한 기간과 방식을 지키지 않았다며 무효판결을 내렸다.

#2 최근 대전에서 자영업을 영위하고 있던 박 모(43) 씨는 한 금융기관에서 보낸 통지서를 보고 당황했다. 지난해 3월경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박 씨도 몰랐던 아버지의 연대보증 채권이 상속자인 박 씨에게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에 박 씨는 법률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지난 2002년 민법 개정으로 상속포기는 피상속인의 사망 후 3개월에서 채무관계를 안 날로부터 3개월까지 확대되면서 박 씨는 지난달 상속포기를 대전지법 가정지원에 접수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최근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상속을 포기하는 사례들이 크게 늘고 있다.

또 상속재산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빚은 갚지 않아도 되고, 빚을 청산하고 남는 재산이 있다면 상속받을 수 있는 한정승인 신청자들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등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될 경우 자녀 등 상속인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재산상 모든 권리와 의무를 모두 물려받는 구조상 상속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아진다면 상속포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2일 대법원, 대전지방법원 가정지원,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각 지방법원에 접수된 한정승인 건수는 모두 1만 3111건으로 지난 2006년 대비 16.2% 증가했고, 대전지법도 지난해 모두 870건이 접수돼 동기간 대비 15% 늘었다.

특히 지난해 전국 각 지방법원에 접수된 상속포기 건수는 모두 1만 3733건으로 지난 2006년 1만 4319건에 비해 4% 감소한 반면 지난해 대전지법에 접수된 상속포기 건수는 모두 994건으로 지난 2006년 906건에 비해 9.7% 증가했다.

대전지법 관계자는 "최근 혹시 모를 채무에 대비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신청하는 상속인들이 늘고 있다"며 "피상속인의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보험금 등 법에서 보장받는 일부 채권은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채권·채무관계가 불확실하거나 빚이 많은 경우 한정승인을 선택, 신청하는 민원인들도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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