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공장 부지가 없어 충북으로 이전할 대기업이 발길을 돌려 민선 5기 20조 투자유치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렸다.

충북도와 LG생활건강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측은 울산공장의 충북 이전을 추진해왔으나 도내에 수용할 대규모 공단 부지가 없어 이전을 포기했다. LG생활건강은 기존 청주공장을 집적화시켜 연구개발, 사업 효율성 등을 높이기 위해 울산공장의 충북 이전을 추진했다. 울산공장은 43만 6363㎡(13만 2000평) 규모로 청주공장의 5배(8만 8591㎡)가 넘는다. LG생활건강 측은 도내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수용할 공장부지를 찾지 못하자 다른 지역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에는 54개 산업단지(5715만 5000㎡)가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다. 이 중 17개 곳(2737만 6000㎡)은 조성이 완료됐고, 37개 곳(2977만 9000㎡)은 조성 중이다. 조성 중인 산단도 대부분이 중소 규모인데다 분양도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그나마 진천·음성 혁신도시와 오송 제2생명과학단지, 청주 테크노폴리스 등은 울산공장을 유치할 여력이 있지만, 대규모 공장 입지 조건에 맞지 않는다. 진천·음성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이전이 주목적이어서 산업용지 규모가 적다. 333만 2000㎡ 규모로 조성되는 오송2단지의 산업용지는 51만 2000㎡로 대기업 입주가 가능하지만, LG생활건강 울산공장과 오송2단지 조성 목적이 다르다. 울산공장은 비누와 분말세제, 표백제 등 생활용품을 주로 생산하지만, 오송2단지는 첨단의료복합단지 등과 연계한 바이오관련 전문단지로 조성된다. 151만 448㎡로 조성되는 청주 테크노폴리스의 산업용지는 54만 2464㎡ 규모다. 하지만 오송 2단지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 청주 테크노폴리스는 2017년에나 입주가 가능해 당장 이전을 원하는 LG 입장에서는 기다릴 여유가 없다.

이처럼 대규모 일반 산단 조성이 더뎌지거나 소규모 산단 조성으로 눈을 돌리면서 대기업이 다른지역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앞서 충북 진출을 모색했던 대기업 삼성, 웅진도 다른 지역에 둥지를 틀었다. 실제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제약 분야에 도전을 위해 오송 입주를 검토했었던 삼성은 지난해 인천 송도로 최종 입지를 결정했다. 삼성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연구소와 생산라인을 건립키로 했다. 웅진에너지는 대덕 테크노밸리 내 관평동에 태양광 발전용 제3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20조 원 투자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는 민선 5기 충북도가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대규모 개별입주가 가능한 산업단지가 없어 애를 먹으면서 도의 소규모 특화산단 조성 정책에 따른 대기업 유치 악영향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 관계자는 "LG생활건강이 울산공장의 도내 이전을 위해 공장부지를 문의했으나 현재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산단으로는 이를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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