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4·11 총선 예비후보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얼어붙은 민심 잡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동안 총선 주자들의 설 명절 풍경은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서민층의 애환을 덜어주는 식의 유세(遊說)였다면, 최근에는 영화관을 비롯해 지역 번화가에서 젊은 유권자 표밭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젊은 소통’을 화두로 하는 모바일, 온라인 시대에 발맞춰 총선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 설 특수를 제대로 노려보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여기에 최근 경기불황으로 경제가 곤두박질치다 보니 예비후보자들은 전통 시장 상인들의 따가운 눈초리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지역 영세 상인들에게 치솟는 물가와 경기불황은 그야말로 직격탄이나 다름없어 예비후보자들이 마냥 반갑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얼어붙다 못해 굳어버린 서민 경제를 회복시킬 뚜렷한 대책도 없는 데다 예비후보자 사이에선 ‘상황이 이럴 땐 피하는 게 상책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예비후보는 설 연휴 기간에 전통 시장이나 야외 공원 등을 뒤로하고 따스한 온기가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에서 표밭을 다질 계획이다.

충남 아산지역 A 예비후보자는 “아산이야말로 전국에서 전통시장 규모나 시설이 뛰어나지만, 상인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면서 “여기가 전통시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활기가 없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회복되면 상인들도 마음을 열 것”이라며 “오히려 대형할인점이나 영화관 등이 가족단위로 많이 오고 있어 홍보하기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일부 예비후보자들은 ‘정면 돌파’하는 심정으로 전통 시장 주변에서 상인들의 눈은 피하되 소비자를 중심으로 공약하고 있다.

대전 중구 B 예비후보자는 “그래도 명절인데 전통시장을 둘러봐야 지역민의 생생한 고충을 들을 수 있다”며 “다만 상인들에게 명함은 꺼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설 명절 대목으로 살아가야 하는 상인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해결할 방법도 없는 데다 상인조차 말 섞는 것을 싫어하는 눈치”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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