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 선출방식을 두고 논란을 빚어온 청주상공회의소가 오흥배(64) 대신정기화물 회장 추대를 결정하자 그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특히 청주상의의 추대방식 고집은 경쟁자의 출마를 사실상 차단하고, 경선을 하더라도 불공정 경선이 될 것이란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추대방식 고집 배경은

최근 청주상의는 현 이태호 회장의 임기가 다음달 말 만료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해 추대위원회를 구성하고, 김성수 젠한국 회장을 추대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추대 전부터 회사 경영상 회장직 수행이 불가능함을 수차례 밝혔음에도 추대가 이뤄지자 일각에서는 현 이태호 회장이 연임을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더욱이 상당수 회원사 사이에선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이 형성돼 있음으로 경선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청주상의의 추대방식 고집은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다.

이에 이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연임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뒤, 지난 18일 추대위를 통해 오흥배 회장의 추대를 결정했다. 결국 청주상의가 또다시 추대방식을 통해 차기 회장 선출을 진행하자 경제계 곳곳에서 그 배경에 꼼수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태호 회장이 본인의 연임이 난관에 봉착하자 측근을 내세움으로써 향후 '수렴청정'을 하려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이 회장과 오 회장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오 회장의 추대가 결정되기 전 공식석상에 향후 명예회장으로 차기회장의 수행을 뒤에서 돕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부에선 충북도의 입김이 상당부분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고교동창인 오 회장이 청주상의 회장으로 선출되면 민선5기 이후 소원했던 청주상의와 충북도의 관계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다만 이 점에 있어선 회원사들도 청주상의의 역할 수행에 있어 충북도와 일종의 '밀월관계'를 은근 기대하는 눈치다.

◆사실상 불공정 경선

오 회장의 추대 배경을 떠나 청주상의의 추대방식 고집은 여전히 지역경제계의 갈등요소가 될 전망이다. 청주상의는 추대를 하더라도 또다른 후보자가 나선다면 경선형태로 차기 회장 선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불공정 경선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주상의는 추대위가 상공회의소법상 구속력이 없는 조직이지만 절차상 편의를 위해 조직한 것이며, 이를 통해 향후 공식 선거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제2, 3의 후보가 참여한다 해도 전혀 상의법 또는 정관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추대위를 통해 우위를 선점한 후보가 있는데 또다른 후보가 나선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게 대다수 회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경쟁자들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경제계 한 인사는 "김 회장 추대가 어긋난 상황에 경선을 통한 선출을 계획했다면 추대형식을 아예 배제시켜 철저하게 경선으로 갔어야 했다"며 "만약 추대형식을 고수하더라도 후보군 심사를 통한 형평성있는 선정이 이뤄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서는 경선을 한다 하더라도 불공정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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