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나라당이 '새인물찾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탓에 속만 끓이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인 ‘인적쇄신’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전멸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팽배해지고 있다. 참신하면서도 중량감 있는 인사의 영입에 실패하고 기존 인사들로 선거에 나선다면 공멸이 불보듯 뻔하다는 공감대가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나라당 충북도당에 따르면 중앙당은 설 연휴기간 민심을 파악하고 다음달 초순경 공천작업 등 선거대비 수순에 들어간다. 그동안 충북도당은 중앙당의 쇄신 기류에 맞춰 새인물찾기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도당은 중앙당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정우택 청주상당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영입 대상 인사들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지만 비관적이다. '눈독' 들이고 있는 인사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영입대상에는 한민구 합참의장을 비롯해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이금형 광주지방경찰청장, 박경국 충북도 행정부지사, 김병찬 아나운서 등 4~5명이 거론되고 있다.

김병찬 씨는 민주당에서도 충주 출마를 권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청원지역의 경우 자천타천 거론되는 정치 신인들은 많지만 야당 현역 의원들에 비해 인지도가 매우 낮은 점을 감안해 중량감 있는 인물로 평가되는 한민구 의장 영입을 긴밀히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의장이 ‘정치 쪽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고사하고 있어 출마여부가 안갯속이지만, 중앙당의 지속적인 구애공세로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나라당측 설명이다. 이기용 교육감은 “남은 공직기간 충북교육을 위해 봉사한 뒤 공직을 접겠다”며 언급자체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에서 태어나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해 치안감자리까지 오르면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되는 이금형 광주경찰청장도 영입대상에 오르고 있지만 거절했다.

출마할 경우 고향인 보은을 비롯해 대학 동문, 공직사회 등에서 높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박경국 충북도 행정부지사도 영입 우선순위다. 하지만 앞으로 중앙부처 요직으로의 자리이동이 가능한데다, 출마의사가 전혀 없어 사실상 영입 불가능이다.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충주 출신의 김병찬 아나운서의 영입을 추진 중이지만 마찬가지로 사정이 녹록치 않다. 청원 지역구 출마가 점쳐졌던 김병일 전 서원학원 이사장마저 불출마쪽으로 가닥을 잡아 ‘엎친데 덮친격’이 되는 형국이다. 이처럼 변화와 쇄신을 꾀하기 위한 한나라당의 ‘구애작전’이 실패하면서 갈수록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기존인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되는 구태를 답습할 경우 패배는 불보듯 뻔한 데다, 보수층 등 지지세력까지 이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자칫 고군분투 중인 총선 주자들에게까지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주상당 지역구에서 4선 고지에 도전하는 민주통합당 홍재형 의원과 한판승부를 앞두고 있는 정우택 전 충북지사와 충주 지역구의 윤진식 의원에게 ‘불똥’이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정 전 지사의 경우 점차 지지율이 홍 의원을 앞으지르면서 선거운동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윤 의원은 확고부동한 지역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쇄신을 알리는 신호탄 격인 인적쇄신에 실패할 경우 민심이반은 더욱더 커진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중앙당을 중심으로 중량급 인사에 대해 지속적으로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일부 인사에 대해선 영입을 포기했지만, 한민구 의장을 비롯한 1~2명의 영입여부는 다음달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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