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가 합의한 청주·청원통합로드맵대로 통합이 진행된다면, 6월 주민투표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특히 통합결정방식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청원군 내에서 여전히 찬·반이 공존하기 때문에 주민투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주민투표에 돌입하게 되면 청원군 이장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행정의 최일선 업무를 맡고 있는 이장은 각 마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농촌지역에서는 투표 전 이장에게 의견을 묻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개표를 위한 투표율 33.3%를 넘기기 위해서는 이장단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지난 2005년 청주·청원통합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오효진 전 청원군수가 통합에 찬성하며 행정력을 총동원했음에도 이장단의 반대를 넘지 못하고 통합이 무산된 것은 청원군지역에서 이장단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렇다면 청원군 이장들은 현재 진행 중인 청주·청원통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본보가 청원군 각 읍·면별 이장단협의회장을 대상으로 전화로 의견을 물은 결과 각 이장단협의회장들은 “청주시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밝혔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시각차는 각 지역별로 달랐다. 대체로 청주시에 가까운 읍·면, 도시화된 지역은 통합에 대한 찬성 주민이 많다고 밝힌 반면, 전형적인 농촌 지역일수록 통합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A 이장단협의회장은 “청원군에서는 통합군민협의회를 구성해 활동중인데 청주시에서는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며 “청원군만 통합을 진행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문했다. B 이장단협의회장도 “결국은 주민투표로 통합을 결정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투표를 해도 부결될 것”이라며 “주민투표 전에 청주시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투표 이전에 우선 이장단부터 설득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C 이장단협의회장은 “통합이 부결된지 불과 2년도 안 됐는데 다시 통합이 논의되니 짜증내는 이장도 있고, 민선 4기와 5기 청주시장의 태도가 너무 다른것에 의아해 하는 이장들도 있다”며 “통합에 불만을 가진 주민들이 뭔가를 준비하는 조짐도 보이는데 이런 반대를 막으려면 이장들부터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D 이장단협의회장 또한 “도시화된 지역 주민은 통합에 찬성하고, 농촌지역은 반대하고 있다”며 “청주시에서 군민들의 마음을 얼마나 보듬어주느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반대 여론이 높은 농촌지역 이장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청원통합이 청원군 농촌지역에 불이익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여전했다. E 이장단협의회장은 “여론조사결과 찬성이 많다고 하지만 농촌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농업예산 삭감 등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확실한 불이익 방지 대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F 이장단협의회장은 “지난 통합 실패도 군민의 의사와 관련없이 관에서 주도해 실패했다”고 정의한 후 “일부 정치인들이 의회의결을 통해 통합을 결정해야 한다고 하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부감을 표했다. 청주·청원통합이 원만히 진행될 것이라는 긍정적 의견도 나왔다. G 이장단협의회장은 “주민들의 통합 찬성 의견도 많아졌고, 통합을 공약으로 내건 군수가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장단이 지난 2005년처럼 적극적인 반대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청주시가 진정성을 보이고, 이를 적극 홍보해 통합 찬성 여론을 몰아간다면 통합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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