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세우는 데만 20~30분씩 걸리는데 주차료까지 받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설 명절을 일 주일여 앞둔 16일 오전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이른 오전부터 제수용품을 준비하려는 사람들과 물건을 실어 나르는 중도매인 출하차들이 한데 몰리면서 주차장 진입로 곳곳이 꽉 막힌 상태였다. 게다가 주차장 진·출입 차량이 얽혀 옴짝달싹도 못하는 차들이 쉴 새 없이 경적을 울려대고, 사소한 말다툼까지 벌이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십여 명의 주차 요원이 곳곳에서 안내에 나섰지만, 밀려드는 차량이 워낙 많다 보니 정리하기엔 역부족인 상황.

문제는 도매시장 측이 방문객 차들에 대해 주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날 때 주차요금을 부과하면서 시장을 찾은 시민의 불만이 적지 않다.

현재 오정동 도매시장은 방문 차량에 대해 20분까지만 무료 주차를 허용하지만, 2시간 이내는 500원의 주차료를 받는다. 2시간이 초과한 이후부터는 30분당 500원씩 할증요금을 받고 있다.

때문에 설 명절을 앞두고 시장을 방문한 시민들은 몰려드는 차량에 막혀 차를 세우는 데만 적잖은 시간이 걸리고, 시간을 초과해 생각지도 않은 할증요금까지 내는 것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시민 박 모(54·여) 씨는 “설이 가까워지면 사람이 몰릴까 봐 일찍 시장을 찾았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면서 “주차하는 데만 30~40분은 기본이고, 장까지 보려면 2~3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많지 않은 금액이라도 주차비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 내 곳곳에서 진행 중인 현대화사업 등으로 주차 공간이 대폭 줄면서 주차 대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도매시장 내 주차 가용대수는 662대지만, ‘서류양파경매동’ 철거 공사로 90여 면가량이 줄어드는 등 어림잡아 100여 면 이상의 주차공간이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도매시장 관리사무소 측은 시장 방문객 편의를 위해 주차비 부과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주차장을 무료 개방할 경우 오히려 외부 차들의 ‘얌체 주차’가 늘어나 실제 시장 방문객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논리다.

관리사무소 한 관계자는 “설 대목을 앞두고 방문 차량이 많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주차비를 받지 않으면 오히려 불법주차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현대화사업 등으로 다소 주차공간이 줄었지만, 내년 8월까지 사업이 마무리되면 1000여 대 이상 주차가 가능해져 주차문제는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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