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위한 여야의 선거체제 구축이 속도를 내면서 공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개혁풍에 휘말린 한나라당의 경우 충북지역에서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어 획기적인 인물교체가 없는 한 선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새 지도부를 선출한 민주통합당은 이번 주 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이달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심각한 민심이반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이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민주통합당도 무한 쇄신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고,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내재해 있다. 민주통합당은 충북에서 8석 중 6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수당으로, 기성 정치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선거트랜드로 볼 때 당 안팎의 물갈이론이 거세질 경우 현역 국회의원이라도 큰 부담을 안게 된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이 인적 쇄신을 단행하더라도 충북지역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넘어설 만한 새로운 얼굴이 없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통합과정에서 통합에 따른 지분 배분이 일부 선거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은 국민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복수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 경선이 불가피하고, 경선에 들어갈 경우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성정치 이미지를 벗지 못하는 현역 국회의원들 다수가 충북지역에서 공천을 받을 경우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충북의 야당으로 전락한 한나라당은 여전히 인물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완전국민경선 80%, 전략공천 20%의 공천 방안과 관련해 지역구 공천의 25%를 성별·연령별 인구비례를 감안, 여성과 20~30대 젊은 층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신인들의 등용 기회를 넓히기는 했지만, 충북에서 한나라당은 인물 기근현상을 겪고 있다. 한나라당은 청주 상당구의 정우택 예비후보와 충주 윤진식 의원, 제천·단양 송광호 의원 외엔 사실상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없다. 나머지 청주흥덕구, 중부4군, 청원, 남부3군은 복수의 공천 희망자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지역은 현역 국회의원이 없어 치열한 공천 경쟁이 예상되지만 경쟁력있는 참신한 정치지망생들이 없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총선 승리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청주, 청원 등 일부 선거구에서의 전략 공천 가능성도 희박해진 데다 완전국민경선방식에서 정치신인들이 당원 또는 일반 국민을 상대로 얼마나 득표력을 발휘할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나라당의 한 당원은 “한나라당이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경쟁력있는 인물들의 외부 영입 자체가 어려워졌다”며 “현 상태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면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4·11 총선에서 기성 정치인보다 정치신인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는 여러 여론조사로 볼 때 여야의 물갈이가 예상됐다. 그러나 정치신인들의 약진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다”며 “충북의 다수당인 민주통합당의 물갈이 가능성이 낮아 보이고, 한나라당 역시 이대로 간다면 기성정치 이미지를 벗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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