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등 인기를 끌고있다.  
 

한겨울 낭만과 운치를 맛볼 수 있는 황금 데이트 코스를 찾는다면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을 추천한다.

잔뜩 움츠린 몸을 펴려면 다소 시간이 걸리기 마련. 그러나 연인들이 부담 없이 겨울을 100배 즐기기에 충분한 곳이다. 또 혼자라도 깊은 사색과 추억을 담아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강변 강둑에 올라 이곳을 바라보면 제방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의 광활함에 압도당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무대로 유명세를 타며 이미 ‘일등’ 나들이 코스로 이름을 올린지 오래지만 가도 가도 새로운 곳.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펼쳐져 있는 갈대밭.

신성리 갈대밭의 매력은 이렇다. 

   
▲ 충남 서천 신성리 갈대밭은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지 팻말·산책길 안내도가 마련되어 있다.

◆낭만과 운치 맛볼 수 있는 갈대밭의 매력

신성리에는 강줄기를 따라 200여m 폭의 갈대밭이 1㎞ 넘게 펼쳐져 있다.

외지 사람들은 6만여 평 갈대밭의 규모에 놀라워하지만 사실 지금 남아 있는 갈대밭은 농토를 넓히기 위해 제방을 쌓으면서 밖으로 밀려나 겨우 살아남은 일부분일 뿐이라고 한다.

겨울의 문턱 이곳에는 서천만이 가진 낭만과 운치를 맛볼 수 있는 황금 데이트 코스가 형성된다. 그래서인지 이 겨울 부담없는 나들이를 즐기기에는 최고다.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동시에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갈대 7선에 속하며, 각종 교육기관의 자연학습장은 물론 가족, 연인뿐 아니라 전국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발길이 잦다.

갈대는 소금기가 있는 개흙에서 자라는데, 금강하구언이 건설된 이후에는 바닷물이 닿지 않아 주민들이 매년 봄 땅에 소금을 뿌려서 갈대를 길러 낸다.

이곳의 갈대밭은 특히 억새가 함께 자라서 독특한 풍광을 빚어낸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갈대숲에 서면 작은 바람에도 휘하며 쓰러지는 갈대들의 움직임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

찬기를 가득 머금은 강바람이 불 때면 갈대들은 일제히 몸을 움츠렸다 고개를 들곤 한다.

대가 가늘고 약하지만 그러나 부러지는 예는 드물다.

더군다나 3m가 훌쩍 넘는 갈대밭은 연인들이 숨바꼭질 하기에 알맞다.

◆겨울바람에 아우성치는 갈대숲

원래 서천군은 갈대숲이 많은 고장이다.

갈대가 주로 습지나 갯가, 호수 주변에 군락을 이루며 자라는 데 금강이 지나는 이곳 서천의 200리 해안이 좋은 서식환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빽빽하게 자란 갈대숲 사이 구불구불 길이 나 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몇 해 전부터 갈대숲의 한쪽 귀퉁이를 일반인들에게 개방, 들어가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갈대 사이로 몇 갈래 산책길을 나 있고, 쉼터와 나무다리도 운치 있다.

입구에 '공동 경비구역 JSA' 촬영지 팻말과 함께 산책길 안내도도 마련돼 있다.

갈대는 가을에 피는데 갓 피었을 때는 물기를 머금은 금빛이었다가 겨울로 접어들어서는 바싹 말라 하얗게 퇴색한다.

그렇게 퇴색한 갈대 위로 햇살이 반짝이거나 굵은 눈송이라도 내릴라치면 그 멋이 절정에 달한다.

사계절별로도 특색을 갖고 있다.

겨울은 물론 여름철에는 무성한 잎새를 스쳐 지나온 시원한 강바람이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인지 연인 및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갈대 산책길과 벤치, 물레방아 등 다양한 시설물은 갈대밭의 매력을 보다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영화 속 주인공으로

신성리 갈대밭은 국내 최고의 드라마, 영화 촬영지다. 영상을 담기에 부족함이 없는 배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일반인에 널리 알려진 것은 2000년 ‘JSA’를 촬영하면서부터다.

과거 방영됐던 ‘자이언트’라는 드라마에서 박상민과 이범수의 추격신이 촬영된 장소도 바로 이곳이다.

장혁 주연의 ‘추노’를 비롯해 지난 2007년 방송된 이서진, 한지민 주연의 ‘이산’, 2004년 방송된 소지섭, 임수정 주연의 ‘미안하다 사랑한다’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영화는 2000년 송강호, 이병헌 주연의 ‘JSA’ 촬영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안성기, 김상경 주연의 ‘화려한 휴가’, 이듬 해인 2008년에는 조인성, 주진모 주연의 ‘쌍화점’이 촬영돼 스크린에 담겼다. 각종 TV 드라마와 영화 외에도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포함하면 수십 편의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가 이 갈대밭에서 촬영됐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