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원·청주통합군민협의회(이하 군민협)가 청주시에 최후통첩을 보내며 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의 합의 후 순조롭게 진행되던 통합이 중대고비를 맞게 됐다. 이에 이수한 군민협 공동위원장으로부터 위기를 맞은 청주·청원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과 한범덕 청주시장 및 청주시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군민협 분위기는

“통합에 반대하는 위원들이 청주시에 더 강한 자세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군민협이 만들어진 목적이 있는데 목적에 맞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또 군민협이 통합 반대 목소리를 낼 경우 통합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반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일단 청주시에서 성의있는 답변을 내놔야 한다. 청주시의 대응은 반대하는 사람한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청주시와 군민협이 구상하는 대화창구에 이견이 있는데.

“대화 상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지금은 군민협만 홀로 얘기하고 있지 않나. 우리가 뭐하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도 든다. 그래서 통합 용역에 시민협의회를 구성해줄 것을 제안한 것이다. 청주시 담당자도 시민협의회 구성을 약속했고, 어느정도 명단도 나왔는데 한 시장의 결재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시민협의회만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된 시장이기 때문에 시장의 의견이 곧 주민의 의견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관주도가 되지 않도록 시장이 시민을 직접 대표한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한 후 청주시 공무원들이 직접 협상에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한 시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군민협으로부터 직접 시민협 구성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는데

“책임을 회피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9월에 처음 시민협 구성을 요구할때는 간곡한 입장이었다. 어떤 대응을 하겠다는 내용도 없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 청주시 공무원도 있었다. 시장에게 보고가 됐을것 아닌가. 언론과 청주시 공무원을 통해 전달됐는데 (군민협이)다시 얘기할 필요가 있나.”

-한 시장은 또 언론에 보도되는 자신의 발언이 군민협에 의해 정치화되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것이라고 했다

“어떤 의도로 한 말이 아닌데 상대가 잘못 알아듣는 경우는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뜻이 그게 아니었다고 다시 밝혀줘야 한다. 그게 대화고 소통이다.”

-주민투표 준비를 위한 시간이 많지 않은데

“지금 1월 중순인데 오는 6월에 주민투표를 하려면 4월까지는 발의를 해야 한다. 그 이전에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진일보한 통합논의 과정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달이나 늦어도 2월 중순까지는 군민협의 요구사항에 대한 청주시의 검토가 마무리 되야 한다. 그래야 남은 시간안에 청원군민들에게 통합의 장단점을 홍보하고, 이익이 되는 부분과 양보해야 할 부분을 설득할 수 있다. 그런 절차를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가능하면 청주시가 하루라도 앞당겨 요구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바람직한 통합 방향은

“통합에는 분명히 갈등이 따른다. 하지만 청주시의 생각대로 통합 결정 후 논의가 이뤄진다면 갈등은 더욱 커진다. 다른 통합 자치단체에서 분명히 노출된 부분이다. 통합결정 이전에 큰 틀에서의 협의는 이뤄져야 한다. 다만 청주시의 일방적인 양보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군민 모두가 만족하는 통합이면 좋겠지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청원군의 요구안에 대해 청주시가 염려하는 바가 있으면 군민협에 다시 의견을 얘기하면 된다. 군민협에서도 청주시의 염려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한 시장과 청주시에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통합을 원하고 있지만 다수가 소수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이유를 들어보고 문제가 있다면 해결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다수에서 해야할 역할이다. 청원군은 힘의 논리로 청주시에 밀리는게 사실이다. 지금도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약자로서의 피해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청주시의 역할이다. 이번에 군민협이 제안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길 바란다. 가능한 것은 가능한대로, 불가능한 것은 그대로 얘기해 청원군민을 설득해 줬으면 한다. 한 시장이 군민협의 입장을 자세히 알고 싶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군민협이 먼저 만나자고 할 수도 있지만 소통하는 모습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어줬으면 좋겠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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