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장이 직접 법인 통폐합에 반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공공연구노조(이하 연구노조)를 비롯한 연구 일선이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다.

김 국과위원장은 지난 11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이번 법인 통폐합 관련 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13일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을 방문한다.

이런 가운데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주최로 열린 ‘출연연 국과위 이관의 이슈와 제안’ 포럼에서는 이번 법인 통폐합에 대한 비판과 우려섞인 의견이 다수 개진됐다. 패널로 참석한 이성우 연구노조 위원장은 “이번 포럼에서도 출연연 단일 법인화에 따른 문제점이 상당부분 도출되는 등 과학계의 우려가 그치질 않고 있다”며 “관련법의 내달 임시국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연구노조는 최근 22개 출연연 구성원을 대상으로 출연연 법인 통폐합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저지 활동에 들어간 상태다. 연구노조 측은 13일까지 전체 구성원 1만 명 중 80%의 서명을 받아, 이를 오는 16일 상경집회를 갖고 국과위와 국회 등에 서명 명부를 전달할 방침이다. 정부는 17일 국무회의에서 법인 통폐합 내용을 담은 출연연법 일부개정안을 정부안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연구기관 차원의 반박도 이어지고 있다.

항우연은 이미 지난주 이번 법인 통폐합과 관련해 항우연의 법인격 폐지 시 문제점과 독립법인격의 필요성을 담은 자체 검토의견을 국과위에 제출한 바 있다.

제출된 의견서에서 항우연은 해외 선진국의 항공우주기관이 ‘청’단위의 기관인 점을 부각시키며 항우연이 최소한의 독립 법인으로 존재해야 함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와 함께 한국원자력연구원도 조만간 이번 법인 통폐합의 부적절성을 담은 자체 검토의견을 국과위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기관 차원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 출연연 관계자는 “출연연 법인 통폐합에 대한 우려가 과학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실질적인 저지 활동이 갈수록 거세질 것”이라며 “정부는 이 같은 연구일선의 의견이 왜 이처럼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지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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