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돈 봉투 사건이 친이(친이명박)계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친이 측은 이번 돈 봉투 사건이 쇄신 정국에서 폭로됐다는 점 등을 들어 결국 친이를 정면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 역시 ‘지난 2008년 전당대회 당시 친이 측이 자신의 대표 당선을 막았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이래저래 친이 측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10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박희태 국회의장이 당 대표로 선출된 지난 2008년 전당대회에서 한나라당의 실세라는 분이 의원들을 불러 ‘정몽준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는 건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라’, 이렇게 지시를 하고 그랬다”고 친이 측을 정면 비판했다.

정 전 대표는 이어 “제가 되는 걸 어떻게든 막아라, 이렇게 하면서 물의를 하다가 물의가 물의를 자꾸 불러 일으켜서 저도 개인적으로는 아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돈 비대위원 역시 이날 “법적인 책임이 없더라도 정치적, 도의적으로 이미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었다”며 박희태 의장 등 친이계를 싸잡아 공격했다.

이 위원은 “법적 책임이 입증 안됐다고 해서 ‘나는 무관하다’라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사실상 자기 지위에 있는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지위 선상에 있는 사람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다그쳤다.

친이계는 이 같은 공세와 관련 인적쇄신을 명분삼아 친이계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시각이 높아 계파 간 갈등 재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처럼 당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럴 때 개인 소집단을 우선시키는 것은 당을 어렵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 달라”고 계파 간 갈등을 경계했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