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대형마트에 밀려 손님도 뚝 끊겼는데 도둑까지 들고나니 장사 할 맛이 안나네요”

대전지역 주택가에 위치한 소규모 상점들이 잇따라 10대 괴한들에게 금고를 털리면서 상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부경찰서는 9일 심야시간에 소규모 상점의 금고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교생 A(18) 군 2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18) 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 군 등은 지난해 11월 30일 오전 3시 16분경 동구 천동의 한 상점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들어가 현금 450만 원이 든 소형금고를 들고 나오는 수법으로 최근까지 동구와 중구, 대덕구 일대 상점 등을 돌며 30차례에 걸쳐 26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소규모 상점의 경우 잠금장치가 허술해 비교적 쉽게 문을 열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서 A 군 등은 “PC방 등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10대들의 철없는 행동으로 소규모 상점을 운영하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상인들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출입문 파괴로 인한 복구비용은 물론 범죄 재발생 우려로 인한 추가 방범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 기존보다 늘어난 관리 비용이 부담스럽다.

한 피해상점 운영자는 “요즘 우리같이 소규모로 장사하는 사람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입장인데 이런 일까지 겪고 나니 사기가 뚝 떨어졌다”며 “일부 방범시설을 보충했지만 수입은 줄어드는데 관리비만 높아지고 있어 생활이 점점 궁핍해 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번 범행의 경우 경비업체 등 최첨단 보안장치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CCTV를 통해 알려진 이들의 상점 침입 시간은 겨우 10여 초에 불과해 경찰이나 보안업체는 ‘속수무책’ 이었다.

게다가 이들은 범행 방법을 다른 친구들을 통해 배운 것으로 알려져 관련 범죄가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상점일수록 셔터 등 보조 잠금장치를 설치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현금은 상점에 보관하지 않아야 한다”며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치안사항인 만큼 경찰도 취약지역에 대한 방범활동 강화 등을 통해 범죄 예방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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