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상공회의소가 차기 회장을 추대형식으로 선출키로 한 것을 두고 뒷 말이 무성하다. 겉으론 김성수 젠한국 회장을 추대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론 이태호 현 회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이란 여론이 지배적으로 진위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청주상의에 따르면 최근 21대 청주상의 회장 선출을 위한 추대위를 구성하고, 이날 1차 추대위원회를 개최했다. 추대위는 차기 회장직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김 회장을 추대하기로 결정하고, 이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키로 했다.

하지만 추대를 통해 차기 회장에 거론되는 김 회장의 경우 이미 청주상의 회장직을 여러차례 고사해 왔다. 김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으로 인한 잦은 해외출장 등 경영여건 상 청주상의 회장 역할을 하는 데 한계가 있고,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젊은 후배들이 앞장 서야한다고 고사 이유를 밝혀 왔다.

결국 현실적으로 회장직 수행이 불가능한 김 회장의 추대를 청주상의가 고집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일부 회원사 사이에선 김 회장을 추대하려는 일련의 과정이 현 이태호 회장의 연임을 가능케 하기 위한 '꼼수'라는 분석이 흘러나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단 김 회장의 추대를 명목으로 차기회장 선출 방식을 선거가 아닌 추대 방식으로 공식화한 것 자체만으로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열었다는게 이들의 전언이다. 또한 김 회장이 끝까지 고사할 경우 경선이 아닌 추대방식으로는 마땅한 후보군이 없기에 이 회장의 연임 카드가 자연스레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추대위원 구성 자체도 이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실제 추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종택 전 충청대 총장의 경우 이 회장의 정신적 멘토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6명의 위원들도 이 회장 연임 가능성에도 호의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원사 관계자는 "표면적으론 지역경제계 분열을 막기 위해 선거가 아닌 추대방식을 차기 회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속내에는 이 회장의 연임을 위한 고도의 '전략'이 내포돼 있는 것"이라며 "반대로 선거 방식을 취했을 때 지금껏 장기집권을 해온 이 회장의 선출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선거 방식에서 출마가 가능한 후보자들을 상공위원으로 위촉한 것 또한 이같은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청주상의 사무처장은 "전국적으로 상공회의소 회장 선출방식은 잡음이 일지 않는 추대형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단순히 현 회장의 연임을 위해 무조건적인 추대형식을 고집했다는 것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어차피 연임을 염두에 뒀다면 선거로 가더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데 왜 굳이 추대형식만 고집했겠느냐"며 "매번 회장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각종 억측들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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